석지훈 /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한 1930년대 조선 문화예술계의 인적 네트워크 고찰: <윤봉춘 일기(1935-1937)>를 중심으로 / 2025 (B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석지훈 / 연세대학교 /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한 1930년대 조선 문화예술계의 인적 네트워크 고찰: <윤봉춘 일기(1935-1937)>를 중심으로 / 2천만 / 12개월 / 2025 (B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석사

연구목표:

본 연구의 목표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한국의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의 관계망을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통해 탐구하고, 이를 통해 당시 문화예술의 지형과 역학 관계를 보다 온전하고 포괄적으로 조망하는 데 있다.
그동안 한국 근대사 연구에서 언론 자료나 자서전, 평전 등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분석이 시도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개인 일기를 중심 사료로 사용하여 진행된 네트워크 분석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기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과 생각을 기록한 중요한 사료로, 특히 문화예술인들의 일기는 그들의 활동 및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에서는 일기 자료가 네트워크 분석에 활용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들 사료를 통한 연구의 가능성은 여전히 미개척된 분야로 남아 있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일제강점기 문화예술인들의 일기 중에서도 가장 내용이 풍부하고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윤봉춘 일기> (1935-1937년 작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윤봉춘은 1920년대 말 조선 영화계에 데뷔한 이래 고향 친구인 나운규와 함께 조선 영화계에서 매우 활발히 활동했던 주요 인사로, 그의 일기는 영화계 뿐만 아니라 그가 활동했던 당대 문화예술계의 맥락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윤봉춘은 당대의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시청각 미디어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였는데, 이 일기를 분석함으로서 인물들의 관계망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탐구함으로써, 일제강점기 문화예술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효과:

최근 디지털 역사학의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 분석 기법은 역사적 연구에서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방법론은 특정 역사시대의 인물이나 단체, 정당, 학파 등 다양한 역사적 주체들의 동향을 기록한 사료를 정량화하여 이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기법이다. 특히 네트워크 분석은 대규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관계의 변화를 추적하는 데 강점을 보이며, 기존의 질적 연구에서 간과되기 쉬운 세부사항들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사용하면, 각 인물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명확히 드러낼 수 있으며, 이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그리고 특정한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어떤 연대나 갈등이 있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연구들이 특정 분야나 인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본 연구는 일기라는 개인적이고 세밀한 기록을 통해 당시 문화예술계의 총체적인 역학을 파악하려 한다. 이를 통해 1930년대 조선 문화예술계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본 연구는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기존의 문화예술사 연구에서 한정적이었던 분석 틀을 확장하고,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보다 다각적으로 해석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윤봉춘 일기>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연구를 수행함으로서 일제강점기 문화예술계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며, 향후 다른 문화예술인들의 일기나 개인 기록을 활용한 연구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요약:

본 연구에서 중심 분석대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윤봉춘 일기』는 1935년 1월 1일부터 1937년 12월 31일까지 윤봉춘이 매일의 일과와 활동상을 기록한 일기로, 1987년 윤봉춘의 유족에 의해 독립기념관에 기증되어 현재도 독립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영화계와 영화인들에 관한 이야기, 영화 제작 기구와 당시 제작 체계, 제작비, 흥행실적, 임금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영화인이 그 구체적인 활동상에 대해 기록한 1차 사료로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자료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732호로 지정되었고, 현재 원본 텍스트의 탈초 및 현대어 번역 출간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현재 본 일기의 색인작업을 진행한 결과, 주제어로 별도로 구분이 가능한 대상으로 파악된 것은 총 1,074건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559건이 인명(人名)으로, 그 중 471건은 윤봉춘과 직접 교류가 있었거나 혹은 영화 및 연극에 같이 출연 혹은 제작 작업에 관여했던 인물들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인물들의 빈출도를 수치화 및 정량화하여, 이들이 윤봉춘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데이터 처리 기법을 활용하여 시각화 및 네트워크 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본 작업에서 데이터 전처리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Python을 사용하여 진행하며, 정리된 데이터의 시각화에는 동적이고 상호작용 interactive적인 정보시각화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자바스크립트 Javascript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인 d3를 이용하고자 한다. 데이터의 핵심이 되는 각 인물의 인명과 분류(영화인, 연극인, 투자자, 지인, 가족 등)은 노드 Node 데이터로, 인물 사이의 관계는 링크 Link 데이터로 정리해 시각화하고자 하며. 시각화를 통해 노드 데이터는 원으로, 링크 데이터는 원 사이의 선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1930년대 중반 조선 영화계의 핵심 인사였던 윤봉춘과 다른 영화인들 및 문화예술인들과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통해 1930년대 영화계를 중심으로 한 조선 문화예술계의 지형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키워드:

<윤봉춘일기>, 디지털역사학, 네트워크 분석, 일제강점기, 근대 문화예술인, 문화생산자, 조선영화, 문화사

The Yun Bong-chun Diaries, Digital History, Network Analysis, Japanese Occupation Period, Modern Culture and Arts Circle, Cultural Producer, Colonial-era Korean Films, Cultural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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