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전 / 단국대학교(천안캠퍼스) / SF 서사와 AI 윤리: 소설과 영화의 재구성 / 2억 / 60개월 / 2025년도 (A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예비선정
연구목표: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은 같은 해 5월 BBC Newsnight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 변화를 지적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는 공상과학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가능성과 통제 불가능한 존재적 위협이 될 확률이 50%에 달하며, 그 시기가 향후 5년에서 20년 이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2022년 11월 오픈AI가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ChatGPT는 사회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더 이상 미래의 가상 기술이 아니라, AI 기반 자율주행 차량, 교육, 의료, 그리고 어르신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동시에, 정보 접근성, 편향성, 윤리적 문제 등의 복합적인 과제도 동반한다. 이러한 AI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존재와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하고 탐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SF 소설과 영화에서 AI의 재현 방식을 분석하여, AI가 인간 정체성과 윤리적 책임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SF 서사 속 AI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존재로 그려지며, 이는 현실의 AI 윤리 논의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윤리적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과 AI 관계의 변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AI 기술이 초래할 사회적 변화와 윤리적 쟁점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연구 주제는 현재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매우 시의성을 갖는다.
선행연구와 비교할 때, 본 연구의 창의성은 SF 서사에 재현된 AI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 접근방법과 연구 대상으로서의 주제 및 작품 선정에 있다. 첫째, SF 문학과 영화에서 AI가 어떻게 윤리적 문제를 형상화하는지를 분석한다. AI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SF 서사는 이러한 AI의 역할을 탐구하면서 인간의 윤리적 책임과 권리 문제를 제기하며, 현실의 윤리적 딜레마가 SF 작품 속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를 연구함으로써 AI 윤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장할 수 있다. 둘째, AI와 인간의 관계 변화가 인간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다. AI는 단순히 인간의 보조자 역할을 넘어 점점 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존재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자아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야기한다. AI가 인간과의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거나,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나아가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서사를 분석함으로써, 인간다움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색한다. 셋째, AI 윤리 담론이 매체적 특성에 따라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비교 분석한다. SF 소설과 영화는 AI 문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서사화하며, 이에 따라 대중의 인식과 논의 방식도 달라진다. 소설이 심층적 서술과 내면적 탐구를 통해 AI의 윤리적 문제를 조명한다면, 영화는 시각적 연출과 감각적 효과를 활용하여 대중의 직관적 공감을 유도한다. 이러한 매체적 차이를 분석하여, AI 윤리 문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과 매체별 영향력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SF 서사와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의 교차점을 분석하여, 윤리적 원칙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유네스코는 AI 기술의 긍정적 영향 극대화와 위험 최소화를 목표로 윤리적 권고안을 제시하지만, 실제 AI의 발전 속도와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권고가 충분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SF 서사가 단순한 상상의 영역을 넘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윤리적·사회적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중요한 담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차별성을 보인다.
기대효과:
본 연구는 SF 소설과 영화 속 인공지능(AI) 서사를 비교·분석함으로써, ① AI 윤리의 확장과 심화, ② 대중적 이해와 교육적 기여, ③ AI와 기후변화의 교차점 탐색, ④ AI와 인문학의 융합 연구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인공지능 시대에서 인문학의 역할을 탐색하고, 학문적·사회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가진다.
첫째, 현재 AI 연구는 대부분 기술적 발전과 성취에 집중되어 있으나, 본 연구는 SF 소설과 영화에 재현된 인공지능 서사를 분석하여 AI 윤리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형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AI의 윤리적 문제를 역사적 맥락에서 조명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윤리적 쟁점을 다각도로 탐색할 것이다. 특히, AI가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행위자로 기능할 가능성과, AI 시대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도덕적 책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AI 윤리 연구 틀을 제시한다.
둘째, SF 서사를 비교·분석함으로써 AI 기술이 사회적·문화적 삶의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고, 이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예를 들어, 김보영의 SF 단편소설 「얼마나 닮았는가」와 영화 <그녀(Her)>를 비교·분석함으로써, 한국 SF 소설이 AI를 새로운 존재론적 주체로 탐구하는 방식을 서구 SF 영화와 대비하여 분석한다. 이를 통해 AI 윤리에 대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가지며, 교육 과정에서 AI 윤리와 관련된 인문학적 논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SF 서사는 AI에 대한 기술적 개념을 서사적 맥락 속에서 직관적으로 체득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SF 소설과 영화의 비교·분석 및 토론을 통한 학습은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윤리적 성찰을 동시에 배양하는 효과적인 교육적 도구가 될 것이다. 연구 결과는 단행본 출판, 지역 도서관 강좌, 온라인 강의 및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폭넓게 공유될 예정이다.
셋째, 본 연구는 AI와 기후변화의 교차점을 탐색하여, 기술 거버넌스와 환경 윤리 논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킴 스탠리 로빈슨의 기후변화 소설(Cli-fi) 『미래를 위한 특별위원회』(The Ministry for the Future)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부재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존 위기의 상황을 배경으로, AI 기반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술 거버넌스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본 연구는 SF 서사를 분석하여, AI가 환경 보호의 주체가 될 가능성과, 반대로 기술 발전이 새로운 생태적 위기를 초래할 위험성을 동시에 탐색한다. 또한, AI가 기후 변화 대응 과정에서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또는 환경 거버넌스의 새로운 행위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분석하여, 기후 윤리와 AI의 역할을 탐색한다.
넷째, 본 연구는 AI와 인문학의 교차점을 탐색하는 연구를 촉진하고, 향후 다양한 학문적 논의와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AI 기술 발전이 반드시 윤리적·철학적 성찰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AI 시대에서 인문학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것이다. SF 서사를 활용한 AI 연구는 기술과 인문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촉진하고, AI 윤리 담론을 보다 포괄적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와 인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윤리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SF 소설과 영화 속 AI 서사를 분석하여 AI와 인간의 관계를 탐색하고, 윤리적·철학적 쟁점을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류, 개인, 사회, 환경 및 생태계’라는 범주를 중심으로, 기술 발전과 윤리적 문제를 다각도로 논의하고자 한다.
1년 차-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린 허쉬먼의 <에이다 러브레이스>를 통해 AI 개념의 역사적 발전과 윤리적 쟁점을 분석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자의 책임과 도덕성을 조명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며,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인정받는 수학자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삶과 업적을 조명한다. 그녀는 기계가 단순한 계산을 넘어 창의적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예견한 선구자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19세기 문학과 과학의 교차점을 분석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와 창조성에 대한 논의를 확장하고,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2년 차-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와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비교하여 인간성과 공감의 개념을 탐색한다. 두 작품은 기억과 감정을 통해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경계를 흐리며, 공감이 인간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3~5년 차 연구에서는 이언 매큐언의 나 같은 기계들과 알렉스 갈란드의 <엑스 마키나>를 중심으로 AI의 자율성과 윤리적 책임을 논의한다. 나 같은 기계들의 휴머노이드 아담은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지니지만, 그의 도덕성과 책임감이 프로그래밍된 것이라는 점에서 인간과의 근본적 차이를 드러낸다. 반면, <엑스 마키나>의 에이바는 인간을 조작하고 자유를 쟁취하는 모습을 통해 AI의 독립적 주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어지는 연구에서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를 분석하여 AI의 감정 노동과 돌봄 윤리를 탐구한다. 두 작품은 AI를 돌봄 제공자로 묘사하며, 감정이 단순한 모방인지, 혹은 실제 경험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한편, 김보영의 SF 단편 「얼마나 닮았는가」와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를 비교 분석하여 AI와 신체성, 감정적 유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신체적 접촉 없이 친밀한 관계가 가능한지, 인간의 정체성이 신체성과 감정을 통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킴 스탠리 로빈슨의 기후변화 소설인 미래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 분석하여 AI가 인간 생존과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가능성을 논의한다. AI가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그리고 기술 발전이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함으로써, AI의 사회적 의미를 고찰한다.
본 연구는 SF 서사 속 AI 윤리를 다층적으로 분석하여, 기술 발전과 윤리적 쟁점에 대한 초학제적 융합 연구를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① 인공지능과 창조, ② 인공지능과 공감, ③ 인공지능과 도덕적 주체성, ④ 인공지능과 (탈)신체성, ⑤ 인공지능과 기후 위기라는 다섯 개의 범주를 중심으로 SF 서사 속 AI 윤리를 연구한다.
분석 방법으로는 제라르 주네트의 서사 초점화(focalization) 개념을 활용하여 AI의 윤리적 문제를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가?’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또한 SF 영화에서 AI의 시각적 재현과 문화적 의미 형성을 탐색하기 위해 롤랑 바르트의 외연(denotation)과 내포(connotation) 개념을 적용한다.
이와 더불어, 브루노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이론, 캐서린 헤일즈의 포스트휴머니즘 이론을 차용하여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적 관계를 설명할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또한, AI 윤리 연구를 위해 닉 보스트롬의 초지능 개념, 마크 코켈버그의 AI 윤리 개념을 적용하여, AI와 인간의 관계 변화 및 인간-비인간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적 전환을 탐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AI의 윤리적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SF 서사를 통해 인간과 AI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기술과 윤리의 균형을 모색하는 학문적 기여를 목표로 한다.
키워드:
인공지능, 인간성, 인공지능 윤리, 기후변화, 사변소설, 공상과학영화
Artificial intelligence, Humanity, AI Ethics, Climate change, Speculative fiction, Science-fiction 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