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 연세대학교 /〈만주족 구술문화유산 전통설부 총서(滿族口頭遺產傳統說部叢書)〉 번역 / 1,228,500(천원) / 72개월 / 2025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연구목표:
본 연구는 국내 학계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만주족 설부(滿族說部)’ 총서의 번역 및 소개를 통해 만주족의 역사와 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분야의 비교 연구를 위한 1차 자료로 활용하며, 철학적 사유로서의 샤머니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요 목표로 한다.
(1) 만주족 역사 및 문화 이해를 위한 1차 자료 확보
‘만주족 설부’는 국내 학술 논문 사이트에서 관련 검색 결과가 거의 없을 정도로 생소한 개념이다. 이는 국내 학자들이 해당 자료를 접할 기회가 부족했음을 의미하며, 이 총서의 번역 및 소개가 절실함을 시사한다. ‘만주족 설부’는 ‘지혜로운 자’(샤먼)의 강술을 통해 전해진 구술문화 ‘울라분(ulabun)’이 집대성된 것으로, 만주족의 조상들이 오랜 기간 전승해온 민간 장편 설창(說唱, manju i debtelin)이다. 이 총서는 만주족의 신화와 제의, 종교와 역사, 언어, 철학, 예술, 의학, 과학, 해양문화 등 거의 모든 지식을 망라하고 있어, 만주족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자료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광범위한 분야의 정보를 담고 있어 만주족 역사문화의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①만주-퉁구스 샤머니즘 및 제사 문화 ②만주-퉁구스어족의 신화, 서사시 ③만주어 ④지식사 ⑤고고학 ⑥역사, 지리 ⑦천문 (별자리 신화, 천문 현상 등) ⑧생활사 ⑨사회사 (사회 조직, 씨족 조직, 군대 조직) ⑩복식사 (샤먼 복식을 포함한 만주족 복식 등) ⑪전쟁사 (부족 전쟁 역사, 무기 등) ⑫예술사 (춤, 노래, 그림 등) ⑬해양문화 (선박, 항해, 지도 등) ⑭의약 및 질병 (약초, 독초를 포함한 의약, 질병 역사 등) ⑮동식물 및 광물 (산맥과 강에 분포한 동식물, 광물 등)
번역 과정에서는 단순한 내용 번역을 넘어 상세한 역주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만주족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며 최신 연구 동향을 포함하여 국내 연구자들에게 심층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현지 조사를 통해 문화적 맥락과 언어를 이해하고, 도상 자료를 확보하여 번역의 정확성과 독자의 이해를 높일 것이다. 만주-퉁구스 샤머니즘 연구자인 현지 중국 학자의 참여는 정확한 번역에 기여할 것이며, 전승자의 내력을 상세히 소개하여 설부의 내용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2) 국내외 비교 연구의 학술적 기반 확대
만주족 설부는 제주 신화를 포함한 한국 신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신화학적 관점에서 한반도는 유라시아 남방과 북방의 많은 신화적 요소가 만나는 ‘교차점’이기에 한국 신화의 미해결 문제들은 다른 지역 신화와의 관련성 속에서 해결될 수 있다. 만주는 특히 한국의 본풀이 서사를 연구할 때 주목해야 할 지역으로, 동일 언어 계통 민족이 신화적 모티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만주족의 서사는 한국 신화의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본 총서의 번역은 국내 연구자들이 신화 및 서사시 분야의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1차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역사 연구자들 역시 기존 문헌 자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의 실마리를 설부의 역사 전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주족 설부 총서는 만주족의 ‘지식 총서’이기 때문이다.
(3) 샤머니즘에 대한 인식 개선
본 연구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미신이나 주술과 동일시되는 ‘샤머니즘’과 ‘샤먼’의 본질을 규명하여, 만주와 한국의 샤머니즘이 오래된 지식과 지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만주족 설부의 바탕에는 샤머니즘적 사유, 즉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관념이 깔려 있으며, 이는 만주족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이다. 번역 결과물을 통해 ‘샤먼’과 ‘샤머니즘’이 ‘미신’이 아닌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철학적 사유임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샤머니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기대효과:
본 연구는 만주족 구술문화의 집대성인 ‘만주족 설부’에 대한 번역 작업을 수행한다. ‘만주족 설부’는 만주족이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해온 민중 문화 전통의 다층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만주족 설부’의 번역을 바탕으로 만주족을 비롯한 인근 민족들의 문화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문화를 입체적 조명함으로써 학술과 민족 문화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 만주족 전통문화 연구의 기초 구축
본 번역 작업의 결과물은 만주족 문화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와 한반도와의 관계 및 민족의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 경로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가 번역 대상으로 삼은 만주족 설부 총서는 만주족 전승자들에 의해 한어로 채록된 문헌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특징은 만주족 문화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접근 방식으로서 상당한 의의를 가지며, 기존에 한어로 작성된 소수민족 관련 문서들이 중국의 다수 민족인 한족의 시선에서 소수민족을 규정한다는 우려와 비판을 불식시킬 수 있다. 또한, 만주족 전승자에 의해 만주어가 아닌 한어로 채록된 점은 소멸 위기에 처한 만주 문화를 보편성 있고 전파력 있는 도구로 옮긴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소멸해가는 문화를 부흥시키고 전파력 있는 매체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만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만주족 설부가 갖는 의미와 가치는 상당히 크다. 또한, 滿文本을 저본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기존 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더 심화된 연구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를 지닌 만주족 설부가 한국어로 번역된다면, 기존에 나온 만주 관련 문헌 자료 번역서와 연계하여 만주족 문화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그 속에서 한반도와의 관계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학문적 경로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 학술번역 성과 활용 및 확산 방안
만주족 설부의 번역 성과는 역사학, 서사학, 언어학 및 콘텐츠 개발, 데이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구술문학으로서의 학술적 가치 발굴: 구술문학으로서 만주족 설부는 역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보사지궐(補史之闕)’ 혹은 ‘메타 역사’로서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만주족 설부 속 다양한 이야기들은 서사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며, 이를 기초로 멀티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콘텐츠로 파생, 확장하는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도 사라져가는 만주족의 민간 문화를 되살리고자 영화, 애니메이션, CG, 게임 등의 다양한 매체로 표현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들은 미래의 만주족 문화를 구성하는 기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만주족 문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도 만주족 설부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서 가치를 가지며, 이에 대한 번역은 추후 국내 만주학의 기초로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언어학 및 데이터 과학 기여: 만주족 설부의 번역 과정에서 논의될 만주어와 한어 표기 명칭의 한국어 표기는 데이터셋 형태로 저장될 것이며, 이는 다양한 언어학 연구의 기초로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언어 정보가 전산화된 자료들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부상과 함께 그 근간이 되는 데이터 과학 연구에 있어서도 상당한 가치를 갖는다. 소멸 위기에 있는 만주어 명칭들이 한국어와 연계되어 파생 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현실과 다각적인 연관을 맺어 소멸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로서의 가치는 양적으로 열위에 있는 한국어 데이터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이점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대중적 확산 및 콘텐츠 개발: 본 번역에서 목표로 하는 대중적 접근이 가능한 학술번역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기물과 도상 자료를 확보하고 번역 결과물에 함께 포함할 계획이며, 이러한 다양한 매체는 추후 대중을 위한 강연 모델 개발, 콘텐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자료로 활용되면서 번역 성과를 확산하는 기초로 활용될 계획이다.
연구요약:(1) 학술번역의 목적 및 필요성
○번역의 목적과 필요성: 본 연구는 국내 학계에 생소한 ‘만주족 설부(滿族說部)’ 총서의 번역을 통해 만주족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의 비교 연구를 위한 1차 자료를 제공하며, 샤머니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주족 설부’는 2006년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고 총 59권이 출간되었으나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만주족은 ‘지혜로운 자(샤먼)’의 강술을 통해 구술문화 ‘울라분(ulabun)’을 전승해왔고, 이는 ‘만주족 설부’로 집대성되었다. 설부 출간은 잊혔던 만주 문화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만주족 역사 및 문화 이해의 1차 자료 제공: 이 총서는 만주족 지식과 지혜의 결정체이며, 만주족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구술문화 자료이다. 이 총서는 샤머니즘, 신화와 서사시, 언어, 역사, 지리, 천문, 예술, 과학 등 만주족이 전승해온 모든 정보를 포괄하고 있다. 번역 시 상세한 역주 작업과 더불어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여 풍부한 연구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비교 연구 기반 마련: 이 총서는 한국 신화의 미해결 문제를 푸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본 번역은 신화 및 서사시 분야의 비교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역사 연구자들 역시 기존 문헌 자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의 실마리를 이 총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샤머니즘에 대한 인식 개선: 만주족 설부의 바탕에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샤머니즘적 사유가 깔려 있는데, 이것은 만주족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이를 통해 만주와 한국의 ‘샤머니즘’이 ‘미신’이 아닌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철학적 사유임을 밝혀 왜곡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 학술번역 대상 및 개요
만주족 설부는 만주어, 한어 음차, 만주어와 한어 혼용, 완전한 한어 기록 등 다양한 형태로 채록되었는데, 2007년에 〈滿族口頭遺産傳統說部叢書〉가 출간되었다. 만주족 설부는 ‘워처쿠 울라분’(신들의 이야기), ‘보오이 울라분’(부족의 기원), ‘바투루 울라분’(영웅 서사), ‘기순 우춘 울라분’(역사인물 이야기)으로 나뉜다. 본 연구팀은 전체 59권 중 만주족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20부 21권을 선별하여 6년 동안 번역할 예정이다.
(3) 학술번역 수행 전략 및 방법
○연구원 구성: 연구책임자 김현철은 전체 작업을 총괄하며, 공동연구원 김선자는 신화 서사, 이유진은 역사, 위양(于洋)은 샤먼 문화 전문가로서 각 분야의 번역 및 교감을 담당한다. 전임연구원 나상진, 박수진, 이석구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문헌 번역 작업을 수행한다.
○공동 작업 및 현지 조사: 번역팀은 단계별, 연차별로 번역 대상 도서를 나누어 진행한다. 1단계 1차년도에는 개론서 두 권을 공동 번역하며 세미나를 통해 총서 이해를 증진한다. 현지 조사 및 세미나를 연 2회 진행하여 현지 자료 확보와 문화적 맥락 이해를 심화한다.
(4) 결과 활용 및 기대효과
○학문발전 및 번역수준 향상: 이 번역은 만주족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한반도와의 관계 및 민족의식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학문적 경로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만주족 전승자들이 한어로 채록한 이 총서는 기존 한족 중심의 소수민족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학술번역 성과 활용 및 확산: 번역 성과는 역사학, 서사학, 언어학, 콘텐츠 개발, 데이터 과학 등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며, 역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보사지궐(補史之闕)’ 혹은 ‘메타 역사’로서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이 작업은 국내 만주학의 기초 자료가 되며, 번역 과정에서 생성될 만주어-한어-한국어 표기 명칭 데이터셋은 언어학 및 AI 기반 데이터 연구에 기여하여 한국어 데이터의 다양성 확보에 이점을 제공할 것이다. 다양한 기물과 도상 자료는 대중 강연 및 콘텐츠 개발에 활용, 번역 성과를 확산할 계획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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