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연 / 공군사관학교 / 역사지리정보시스템(HGIS) 기반 조선시대 표류민 송환노정의 지리공간 네트워크 모델 개발 / 6.2천만 / 36개월 / 2025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연구목표: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과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지식의 공공성과 확장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 역사학(Digital History)은 역사 연구에 GIS(지리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하며, 한국사 연구에서도 다양한 성과가 축적되고 있다. 특히 역사지리정보시스템(HGIS) 연구는 역사적 공간 데이터를 분석하여 과거의 지리와 경관을 복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단순히 사료상에 등장하는 지점(point)을 복원해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역사 속의 다양한 경로(route) 복원 연구로도 확장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하나의 문헌군으로 정착된 ‘표해록(漂海錄)’은 HGIS 기반의 경로 복원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표해록에는 조선인들이 바다에서 표류한 후 중국, 일본, 류큐 등지에 표착하여 귀환한 과정이 기록되어 있으며, 당시의 지리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표류민의 착각, 음차 표기 등으로 인해 정확한 이동 경로를 복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HGIS를 활용한 표류민의 송환 노정 복원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 우선 조선시대 한중 간의 공로(公路)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역사 기본도(historical base map)를 제작한 후, 표해록의 기록과 비교하여 실제 이동 경로를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청대(淸代)의 경우 표류민이 표착한 이후 현치(縣治) → 부치(府治) → 성치(省治) → 북경 → 의주 → 한양으로 이어지는 노정을 구축하고, 이를 실제 표해록 자료와 대조하여 보완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선시대 중국 표류민 송환 노정도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는 디지털 역사학의 새로운 연구 방법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기대효과:
본 연구는 단순히 한 장의 지도로서 「조선시대 표류민 송환노정도」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역사학 방법론을 활용하여 조선왕조 및 명‧청왕조의 공로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이를 통해 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물을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 역사학의 확장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연구 흐름에 맞춰, 본 연구는 조선시대 표해록과 표류민 연구를 심화하는 한편, 조선인의 해외체험 기록으로서 표해록의 역사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지명 및 노정 정보를 공로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기존 표해록 연구가 개별 사례나 표해록 저자의 인식에 치중한 반면, 본 연구는 표해록의 지명을 체계적으로 비정함으로써 보다 엄밀한 사료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 과정에서 구축되는 역사 기본도는 조선왕조 및 명‧청왕조의 공로 네트워크를 포함하며, 표해록 연구뿐 아니라 전통시대 동아시아 경로 복원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표류민의 송환 노정은 조선 연행 사절단의 귀환 경로와 유사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구축된 기본도는 사행 노정 복원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표류민이 경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기본도를 구축하였으나, 약간의 보완과 보정을 고치면 연구자의 관심에 따라 중국 내륙, 일본, 동남아 해역에서의 다양한 이동 경로 또한 복원할 수 있다. 현재 학계에서는 조선에 표착한 중국인 표류민의 송환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본 연구 범위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디지털 역사학의 융합적 성격을 활용하여 한국사, 동아시아사, 역사지리학의 적극적인 연계를 도모한다. 조선시대 표류민의 활동 범위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기에, HGIS를 활용한 노정 복원 과정에서 학제 간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의 도로망을 결합하여 포괄적인 공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교통로를 통합하는 시도는 기존 연구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본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연구 결과는 단순히 지면상에 게재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을 통해 연구자가 손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물인 디지털 노정도 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원본 파일 또한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베이스를 엑셀 파일로 구축하는 동시에, GitHub나 Google Drive, Wiki 등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여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조선시대 표류노드 시각망 연구나 Slave Voyages DB에서 선보인 바 있는 연구 공유 모델을 참조하며, 조선시대 표류민 연구의 데이터 개방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의 결과물은 학문적 활용을 넘어 문화콘텐츠 및 관광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조선시대 표류민의 중국 체험은 유람(遊覽)의 성격을 띠며, 이는 현대적 관광 코스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에서 복원된 디지털 노정도는 과거의 경로를 현대의 도로망과 연결함으로써 관광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학문적 기여뿐만 아니라 대중적 활용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를 통해 HGIS 기반의 디지털 노정도가 제작되며, 이 과정에서 조선 및 명‧청왕조의 공로 네트워크를 포함한 역사 기본도, HGIS 원본 데이터, 연구 결과를 온라인에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학술 논문 및 발표문 등이 산출될 예정이다. 연구 성과는 학계에 보고될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발전할 것이다. 나아가 표류민 연구를 콘텐츠화하여 역사와 문화 콘텐츠 연구 및 관광산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연구 결과의 확장성과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HGIS 기반 ‘조선시대 중국 표류민 송환 노정도’를 제작하고, 개발된 지리공간 네트워크 모델을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는 총 네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명‧청시대 조선인 표류민 송환 절차를 분석한다. 표류민이 관원의 호송을 받으며 공로(公路)를 따라 북경까지 이동한 과정을 검토하여 HGIS 기반 노정 복원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단순한 행정 처리뿐만 아니라 ‘관치(寬治)’의 사례(예: 정조 대 이방익의 동정호 방문)를 분석하여 실제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칙성을 고려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명‧청시대 조선인 표류민 송환노정 기본도를 제작한다. 자료는 중국의 『가경중수일통지』 및 한국의 『여지도서』를 기반으로 하며, 15세기 후반(최부 등)과 19세기 초반(이방익, 문순득, 최두찬 등)의 노정을 구현한다. 대상 지역은 청대 12개 성과 조선의 평안·황해·경기(한양 포함) 지역으로, 기존 연구 성과(CHGIS 등)를 적극 활용하여 조선 및 명‧청왕조의 공로와 운하를 포함한 도로망을 복원한다. 완성된 기본도는 HGIS 시스템에서 표류민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예상 귀환 노정을 생성하는 모델로 구현될 예정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기본도를 바탕으로 개별 ‘조선시대 표류민 송환노정도’를 제작한다. 여타 표해록에 비해 자세한 지리정보가 포함된 최부, 이방익, 문순득, 최두찬 등의 기록을 간선(幹線)으로 삼고, 단편적 정보가 포함된 『동문휘고』 등의 기록을 지선(支線)으로 삼아 종합적인 노정도를 구성한다. 이렇게 구현된 개별 노정도를 HGIS를 통해 한 데 모으면 하나의 망(network) 형태로서 디지털 노정도인 「명‧청왕조 시기 조선인 표류민 송환 노정 총람도」를 구현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상의 과정을 통해 제작된 ‘조선시대 표류민 송환 노정도’(총람도 및 개별 노정도 포함)와 DB를 보존 및 공유할 방안을 마련한다.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GitHub, Google Drive 등을 활용해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디지털 역사학 연구 방법론의 확장 및 검증을 도모한다. 또한, 연구 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준을 준수하여 활용될 예정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역사학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향후 다른 유관 연구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워드:
디지털 역사학, 역사지리정보시스템(HGIS), 표해록, 표류민, 동아시아
Digital History, Historical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HGIS), Drifting Records (Pyohaerok), Drifters of Joseon Dynasty, East 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