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 이화여자대학교 / 한국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사전 1,228,500(천원) / 72개월 / 2025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연구목표:
이 연구는 생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했던 한국 근현대기 ‘가정’의 ‘주방’을 대상으로 그 내부를 구성하고 있었던 각종 물질문화를 조사 및 연구하여 『한국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사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질문화란 인류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제작한 유형의 물건들의 역사부터 가치까지를 포괄한 학술적 개념으로, 주방은 가정 내 물질문화가 가장 입체적으로 집성된 공간이다. 전통시대 취사와 난방 겸용 공간이었던 재래식‘부엌’에서부터 근대 이후 산업기술과 사회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 현대식‘주방’으로 전환되면서, 그 안의 다양한 주방 물질문화는 급격하게 생성되거나 소멸하는 변화를 보였다. 즉 주방 물질문화는 건축과 산업기술의 전개 과정을 보여주고, 지역성과 계층성을 반영하며 가정의 취향과 개인의 가치관까지 포함함으로써 시대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한편 미시적으로 규명하는데 적합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과거 주방 물질문화에 대해 단편적으로 이루어졌던 연구를 연결하고 확장하여, 근현대 물질문화 연구를 위한 양질의 기초자료를 구축하고자 한다.
○ 한국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의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자료 확보
한국 근현대 주방은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변화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주방 물질문화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한국 근현대사의 정체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동안 근현대 시기의 유물은 상대적으로 가치 폄하되거나 언제든 수집할 수 있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이미 산실되었거나 폐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 상황을 인식한 본 연구팀은 재래식 부엌부터 현대 주방까지를 모두 포괄해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각종 물질문화 자료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주방 물질문화의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사전형태의 기초자료를 마련할 것이다.
○ 한국 근현대사의 연구 주제 확장을 위한 신자료 제시
‘주방 물질문화’는 한국인의 생활과 밀착된 연구 주제로서 기존의 근현대사 연구에서 주로 다루었던 정치, 경제, 사회사적 배경을 포함해 미시사, 일상사, 생활사, 소비사 등까지 포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는 단순히 생활용품이라는 기능적 단계에서 나아가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를 아우르며, 산업화와 대중매체 발달로 인한 주방 제품의 유통과 소비 문화까지 파악할 수 있는 입체적 연구 주제이다. 이를 통해 주방 물질문화와 관련된 과학기술, 산업, 제도, 정책, 교류, 디자인, 취향, 선호, 유행, 젠더 등 사회문화적 요소와 그 변화에 대한 구체적 정보 및 자료를 구축할 수 있다.
○ 근현대 생활사 자료의 확보와 예비문화유산으로서의 새로운 가치 발견
과거 우리 근현대 역사 연구는 정치, 경제에 편중해 서술되어 왔으며, 생활문화사적인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편이다. 물질문화 연구는 미시적 관점에서 생활문화사 연구의 기본 단위가 되고, 거시적 관점에서 정치·경제·사회와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최근에 시행된 법률에 의해 제작된 지 50년이 경과하지 않은‘예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물질문화에 대한 기초자료 구축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이 사업의 연구 성과는 근현대 물질문화의 가치를 평가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방 물질문화를 연구하려는 연구자, 주방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체, 소비자인 대중, K-Food 문화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현재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사용자 접근과 활용이 편리한 사전형식의 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미래세대를 위해 현재의 문화유산을 기록하여 사회문화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하고, 자료 활용의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기대효과:
○ 연구 결과의 기대효과
본 연구 결과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근현대 주방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자료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전에 근현대 주방 문화에 관한 연구가 유기적인 연결 없이 단편적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대략적인 내용으로 전문적인 지식이 누락되어 있었다면, 이 연구에서는 주제에 따른 제품, 제조사, 재질, 인물, 문양, 서적 등을 포괄한 체계화된 상세 정보를 구축해 주방 물질문화 전반에 관한 입체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국내 박물관에 소장된 근현대 유물의 경우 근대를‘일제강점기’로, 현대를‘광복 이후’로 매우 광범위하게 설정하고 있으며, 일부 유물은 제조국이나 제작 시기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본 연구를 통해 유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근현대 유물 수집 및 보존을 위한 분류 기준을 수립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이는 곧 미래 유산 보존을 위한 첫걸음으로, 특히 근현대 주요 인물의 생가나 종가 등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거나 복원할 때 참고 자료가 된다. 나아가 이 연구가 한국 근현대기 문화유산의 유실을 막을 수 있는 기준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사회적 기여방안
본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근현대기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근현대기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는 기초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역사성, 대표성, 학술성 등을 제기할 것이다. 둘째, 연구팀이 작성한 사전의 내용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형 지식 플랫폼에 제공하여 대중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자료를 열람한 대중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는 개방형 구조를 적용하여, 완성된 사전의 내용을 고정된 결과물로 한정하지 않고 유연한 갱신과 적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카드뉴스 등 시각화된 콘텐츠로 연구성과를 홍보하고 양질의 정보를 대중에게 확산시키고자 한다. 셋째, 본 연구는 다양한 후속 연구를 파생시킬 수 있다. 주방 물질문화를 기반으로 기술과 정책 등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으며, 나아가 한국 근현대 주방문화사 및 식문화사로 연구 지평을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주방 물질과 음식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융복합적 연구 주제를 창출하고 근현대 물질문화와 관련된 연구주제를 끊임없이 양산할 수 있을 것이다.
○ 경제적 기여방안
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경제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첫째, 우리 고유의 주방 물질문화의 혁신적인 변화는 교육의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근현대기는 우리 전통적 부엌이 현대적 양식의 주방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문화적 보편성과 독자성을 분명하게 드러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성과는 산업, 과학 기술, 사회 인식 등의 변화 그리고 제품, 재질, 제조사에 대한 체계적인 전문지식,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문화적 소양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교육자료의 제공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근현대기 주방 관련 생활사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의 전시나 페어를 위한 아젠다 설정을 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각종 문화콘텐츠 제작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셋째, 문화상품 개발,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를 활용한 현대 제품 개발이나 작품 창작 나아가 전통있는 주방용품 제조회사 등의 가치 제고와 홍보물 제작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학술적 성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근현대 주방문화에 대한 국내외의 인지도 향상이라는 경제적 기여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연구요약:
○ 연구범위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1876년 개항 이후부터 1990년대 말까지 20세기를 중심으로 한다. 이 시기는 기존의 왕정국가가 무너지고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많은 소비재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소비재는 대중적 확산과 모듈화의 과정을 겪었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주거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신소재 개발 및 수입품의 유입의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주방 물질문화 또한 빠르게 변했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공간적 범위는 음식의 조리와 식사라는 역할과 기능이 수행되는 공간이자, 과학기술의 발전과 취향의 유행 및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는‘가정의 주방’으로 한다.
○ 연구대상
본 연구는 가정의 주방에 배치된 조리가공, 저장, 식사, 처리 등과 관련된 물질문화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 산업적으로 생산된 물품이 다수이므로 물품명, 제조사, 제품 모델명, 문양 및 기종, 수입 제조사명, 관련 인물과 서적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화할 것이다. 연구를 위해 문헌자료(사료, 신문, 잡지, 기 출간 사전, 근현대 회사자료, 사진 및 그림 자료, 일본 자료 등), 영상자료, 유물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기초자료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자 한다.
○ 연구방법과 추진체계
본 연구는‘색인어 수집 및 자료 구축→표제어 선정 및 체계화→표제어별 사전 원고 집필→사전 편찬 및 정보 확장’의 4단계로 추진한다.
1단계는 색인어 수집 및 자료 구축으로, 본 연구팀이 연구대상 기초자료들을 조사해 색인어를 전방위적으로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색인어 수집은 사전에 실릴 표제어 선정하기 위한 일차적 작업 단계로, 주방 물질문화와 관련된 용어를 최대한 수집하여 표제어 선정을 위한 두터운 자료를 마련한다. 색인어 수집은 제품과 제조사 등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우선 제품의 경우 주방 도구의 조리가공, 저장, 식사, 처리의 기능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고, 제조사의 경우 취급하는 제품의 재질과 주방 설비, 가전제품 등으로 구분해 조사한다. 이 외에 주방 물질문화와 관련된 서적, 인물, 문양 등도 색인어로 추가 확보한다.
2단계는 수집된 색인어를 사전 표제어 선정 기준에 따라 충분한 검토를 통해 선별할 계획이다. 전방위적으로 수집된 색인어 중 재질·형태·기능 등을 고려하는 한편 대표성·역사성·학술성·예술성을 갖춘 용어를 표제어로 채택한다. 그리고 본 연구팀이 선정한 표제어에서 좀 더 포괄적인 상위 개념으로서 상위표제어를 둔다. 상위표제어는 재질이나 형태를 규정하지 않고 가장 큰 범주의 일상적인 용어를 채택하며, 해당 표제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질문화에 한정하여 연관어를 설정한다. 이처럼 표제어 사이에 위계 조정을 통해 색인어→표제어→상위표제어의 체계화를 계속해서 확보하고, 각 표제어별 연관어의 범주 또한 기재 기준을 마련하여 최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표제어의 정보 작성을 위해 기초자료를 체계적이면서 유실없이 축적할 수 있는 ‘자료 구축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할 것이다.
3단계에는 선정된 표제어에 대한 상세 내용을 집필한다. 전임연구원을 중심으로 개별 전문 분야에 따라 작성할 표제어를 배분하고, 필요시 외부 전문가를 필진으로 섭외하여 내용의 전문성을 높일 것이다. 표제어 상세 내용의 집필 방식은 연구팀 내부에서 각종 자료조사를 통해 마련한 집필 지침에 의거하여 실시한다.
4단계에는 작성된 표제어 상세 내용을 기반으로『한국 근현대 주방 물질문화사전』을 편찬하고 정보 확산을 위해 서비스화한다. 상세 내용이 완성된 후에는 각 분야별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전문성, 객관성, 가독성을 점검하는 감수 과정을 거쳐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 한편 상위표제어의 경우 영문으로 번역하여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해외에도 본 연구과제의 결과물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팀에서 축적한 사전 내용은 위키백과, 네이버 오픈사전PRO 등 오픈형 지식 플랫폼 상에 제공하여 지식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라는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키워드:
한국, 근현대, 주방, 부엌, 물질문화, 사전, 생활사, 산업화, 식기, 제품,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