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경 / 인천대학교 / 감응 인문학의 구축: 디지털 생태계에서 주체와 지식/윤리의 재구성 / 1,228,500(천원) / 72개월 / 2025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연구목표:
본 연구는 오늘날 주체 구성의 조건으로서 디지털 생태계와 감응에 주목하고 이러한 환경에서 주체와 지식/윤리가 재구성되는 양상을 탐구한다. 나아가 감응을 매개하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인문학의 성격과 역할 변화를 검토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감응 인문학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디지털 생태계와 새로운 주체성 규명
미디어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사회적 주체성을 구성해왔다. 인쇄매체를 통해 개인이 부상하고 동시적으로 소비되는 인쇄문화와 매스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대중이 구성되었듯,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는 감응의 흐름을 중심으로 새로운 주체성과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기존과 다른 분산적이고 감응적인 주체의 출현에 주목한다.
이때 ‘감응’은 신체적 반응성과 관계적 감각성을 기반으로 주체 구성에 역동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뜻하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생태계의 새로운 주체성이 근대적 개인이나 대중과 어떻게 질적으로 구별되는지 해명하고자 한다.
● 디지털 지식/윤리의 재구성 양상 고찰
디지털 환경은 지식의 형식과 권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과거 제도화된 교육 기관과 전문가 집단이 지식의 경계를 설정했다면, 오늘날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제도와 전문가 집단 바깥의 주체들이 다양한 지식을 생산하며 이러한 지식은 감응성, 확산력, 반응성에 의해 정당화된다. 본 연구는 디지털 플랫폼, 알고리즘, 사용자 참여 구조 속에서 어떠한 지식과 그에 맞물린 윤리가 생산되고 승인되는지, 혹은 배제되거나 비가시화되는지를 고찰하고 나아가 디지털 생태계가 지식과 윤리의 질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 디지털 생태계에서 인문학의 성격과 역할 변화 탐구
디지털 미디어와 플랫폼은 인문학을 학습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인문학의 내용, 형식, 전달 방식, 생산/유통/수용 구조 전반에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전문지식의 생산과 교육의 장으로서 제도권 인문학과 달리 디지털 생태계에서 인문학은 감응과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이 생성되고 공유되는 수행의 장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전문가 중심의 위계적 지식 구조를 약화시키고 참여 기반 지식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문학의 성격 변화를 고찰하고, 감응 중심의 디지털 인문학이 제기하는 지식 생성, 윤리, 공동체적 실천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기대효과:
<학술적 기여>
● 새로운 주체성 및 지식 구성 메커니즘 규명을 통한 이론적 창의성 확보
담론이 주체를 구성한다는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타자와의 감응을 통해 주체가 형성되고 이러한 주체의 실천 속에서 지식/윤리가 새롭게 구성되는 과정을 해명함으로써 이론적 창의성을 확보할 것이다.
● 감응의 인문학 정립을 위한 견고한 이론적 토대 마련
감응이론을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분석 도구로 정교화하고, 현대 인문학 및 미디어 이론과의 종합분석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시대 감응 현상의 의미를 주체성과 지식/윤리 재구성을 중심으로 심층 조명함으로써 디지털 인문학 정립에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 인문학적 사유 지형 재구성 및 포스트휴머니즘 담론 확장:
디지털 환경 변화가 주체성과 인문 지식담론 구성 방식에 미치는 질적 전환을 탐색하여, 포스트휴머니즘, 신유물론 등 최근 디지털 인문학 동향과 연계함으로써 인문학적 사유의 지형을 재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사회적 기여>
● 대중과 호흡하는 인문학의 미래적 전환 가능성 모색
제도 바깥의 지식 실천을 학술적 대상이자 이론적 자원으로 위치시켜, 인문학의 생산 주체를 다중적 행위자들로 확장하고 대중성과 학문성의 경계를 재구성함으로써 대학 제도 중심 인문학의 위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인문학의 미래적 전환 가능성을 모색한다.
● 디지털 시대의 인간 이해를 위한 새로운 지적 자산 형성
감응 개념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구성되는 주체성의 양상과 그 철학적 의미를 분석하여, 다양성과 연대의 가능성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인간 이해의 새로운 틀을 제안하고, 향후 디지털 시대를 사유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에게 공통의 지적 자산을 제공할 것이다.
● 디지털 콘텐츠 아카이빙 및 사회적 기억 보존
휘발성이 강한 디지털 콘텐츠 속 감응의 흐름과 주체 형성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함으로써, 동시대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상상력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수행하고, 디지털 시대의 지식 생산 구조를 기록하는 효과를 지닌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디지털 미디어가 촉발한 주체성의 변화, 지식/윤리의 재구성 그리고 이에 따른 인문학의 역할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특히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감응과 정체성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개인은 타인과의 감응을 통해 주체화하고 새로운 지식/윤리를 구성하며 나아가 사회적 실천에 참여한다. 이는 근대 인문학이 전제한 이성 중심 주체 개념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감응(affect)’ 개념에 주목한다. 감응은 스피노자, 들뢰즈와 가타리, 마수미 등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계보에서 신체적 반응이자 관계적 접속을 통해 주체를 역동적으로 구성하는 핵심 기제로 이해된다. 본 연구는 감응이론을 핵심적인 분석 틀로 삼아, 1단계: 디지털 생태계에서 감응적 주체 탐구와 2단계: 디지털 생태계에서 지식/윤리 탐구로 나누어 수행된다. 연구 대상으로는 202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영성 기반 디지털 미디어(유튜브, 숏폼), 이미지 기반 디지털 미디어(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텍스트 기반 디지털 미디어(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등 다양한 디지털 공간을 다룬다. 연구 방법론으로는 디지털 미디어에서 ‘여성’, ‘퀴어’, ‘장애인’, ‘극우’ 등의 주체와 관련 지식/윤리가 생산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구성’, ‘정당화’, ‘확산’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구성’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발화, 해시태그 운동, 댓글 문화 등을 통해 특정 정체성이 호명되고 관련 지식 담론이 감응의 흐름 속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살핀다.
●‘정당화’는 이러한 주체성과 지식 담론이 감정적 공명, 팔로워 수, 반응성 등 디지털 공간의 요소들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으로 승인되고 권위를 획득하는지 분석한다.
●‘확산’은 감응을 통해 형성된 주체성과 지식/윤리가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며 현실 세계의 정치, 문화, 제도에 미치는 사회문화적 파장을 탐구한다.
1단계 연구에서는 ‘여성’, ‘퀴어’, ‘장애인’, ‘극우’ 등의 집단적 주체성이 감응 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과정과 그 특질, 그리고 연대 혹은 배제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플랫폼 유형별로 면밀히 분석한다. 2단계 연구에서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지식/윤리가 재구성되는 방식, 전통적 지식의 성격 변화, 그리고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탐구한다.
본 연구는 국문학, 영문학, 종교학, 미학, 미디어학, 문화연구 등 다양한 학문 배경의 연구진 구성과 더불어, 국내외 다양한 학술기관과의 공동 연구, 세미나 등의 협력을 통해 간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이 같은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주체와 지식/윤리 구성의 존재론적 조건으로 사유하며, 감응이론을 통한 ‘철학적 전회’를 경유해 ‘실천적 분석’으로 나아가는 디지털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키워드:
감응, 디지털 미디어, 주체, 지식/윤리, 디지털 인문학, 여성, 퀴어, 장애인, 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