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혁 / 동국대학교 WISE(와이즈)캠퍼스 / 인문학 /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해 본 신라의 지방체계 / 2024년도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B유형 예비선정
연구목표:
고대 왕권 국가로서 신라의 모습은 고고학 조사의 성과를 통해 더욱 자세한 설명이 가능해졌다. 특히 적석목곽분으로 대표되는 마립간시기 신라의 모습은 문헌 기록과 결부되어 여러 측면에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주로 왕도에 치중되었고, 신라의 지방 연구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마립간시기에는 경주와 동일한 양식으로 설정할 수 있는 토기들이, 경주 이외에 영남, 영동, 호서 등에서 확인된다. 이를 통해 영역국가이자, 넓은 범위를 통치하는 광역정치체로서 신라의 성립을 상정하고 있다. 이러한 신라의 모습은 토기뿐 아니라 위신재, 고총과 같은 매장과 관련된 일련의 고분 문화를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다. 특히 중앙과 지방의 관계로서 간접통치와 직접통치를 해석하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과 지방의 모습은 조금 더 구체화 될 필요가 있다. 아직은 유기적인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연구가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총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점에 기인한다. 중앙에 대한 모습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서 다양한 양상이 확인되지만, 지방에서는 고총이 존재하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지방에 중심을 두고 사회관계망 분석(SNA, Social Network Analysis)을 통해 신라의 지방이 어떠한 체계를 갖추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사회관계망 분석은 점과 선의 연결을 통해 면과 지점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위계화된 지방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이러한 지방의 위계화된 모습과 중앙과의 유사도를 유기적으로 종합한다면 신라 지방체계의 구체적인 모습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중앙 즉 경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신라 마립간시기 연구가 공간적으로 확대됨으로써 지역사 연구에 활력을 줄 수 있다.
- 신라와 가야 제국들 사이의 시간에 따른 역동적인 모습이 입체적으로 그려짐으로써, 신라 연구뿐 아니라 가야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 기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동해안이나 호서 내륙 지역 집단의 성장과 복속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 방법론적으로는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한 분석이 검증됨으로써 형식 위주의 연구에서 벗어나 연구 방법론의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
이 연구는 궁극적으로 신라의 중앙과 지방 사이에 형성된 중층적이며 다선적인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시각화함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요약:
신라양식 토기로 대표되는 신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유물의 지속 분포권 안에서 피장자의 사회적 인성(social personality)을 보여주는 착장 장신구, 장식대도와 같은 유물들을 대상으로 사회관계망 분석을 하겠다.
이때 중앙과의 관계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망이 복잡하게 형성될 것이며, 관계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망이 단순할 것이다. 관계망이 복잡하게 연결된 지역은 지방에서 유력한 거점이라 할 수 있다. 지방에는 이러한 지방 거점이 복수로 존재하며, 그 주변으로 하위 위계의 집단들이 존재하는 중층구조의 지방조직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가설은 이 연구를 통해 그 실체가 구체화 될 것이다.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는 이러한 위계화가 관찰되고 있다. 신라의 유력 지방 거점으로는 경산, 대구, 창녕, 의성, 양산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경산에서는 임당·조영이 유력 거점이고, 자인, 불로 등이 차상위 거점으로 추정된다. 또한 대구에서는 달성이 유력 거점이고, 다사, 화원, 대명이 차상위 거점으로 추정된다. 각 거점 주변으로는 하위 위계의 고분군들이 존재하는 지방조직의 일면이 확인된다.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해 확인되는 지방조직은 지방양식 토기의 분포를 통해 검증할 것이다. 지방양식 토기는 각 지방의 유력 거점의 자율성의 결과물로 이해되어 개별 지방조직을 추론하기에 적합하다. 이와 같이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해 확인된 지방조직이 지방양식 토기의 분포를 통해 검증된다면 신라의 지방조직의 실체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왕도 중심에서 벗어나 신라라는 나라를 조금 더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고고학, 삼국시대, 신라, 중앙과 지방, 사회 관계망 분석, 거점, 통치체제, 지방조직
Archaeology, The Three Kingdoms Period, Kingdom of Silla, Central and local, Social Network Analysis, regional base, governance system, Local Organ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