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 / 디지털로 재현하는 문학의 시공간 – 일제시기 타이완의 文言小說, 漢詩, 遊記에 드러난 조선 인식 – / 2025년도 (A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예비선정

최지연 / 한국연구재단 / 디지털로 재현하는 문학의 시공간 – 일제시기 타이완의 文言小說, 漢詩, 遊記에 드러난 조선 인식 – / 2억 / 60개월 / 2025년도 (A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예비선정

연구목표:

본 연구는 일제시기(1895-1945) 타이완의 문언소설(文言小說), 한시(漢詩), 유기(遊記)에 드러난 조선 표상을 대상으로, 조선에 대한 인식 변화 과정을 분석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일제시기 타이완의 조선 인식을 새롭게 재현해 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텍스트에 내재된 식민지 시기 타자 인식의 복합적 양상을 규명하고, 전통 문학 장르가 근대적 인식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작용하는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동아시아 근대 문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긴밀히 연계된 세 가지 연구를 통합적으로 진행한다.

첫째, 고전와 근대의 관계 재정립을 통한 문학 연구

본 연구는 근대를 전통과의 단절이 아닌 연속성과 변화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근대화 과정을 전통과의 결별로 이해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는 동아시아의 복잡한 근대 경험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특히 청말민초 시기 타이완 문학에 나타난 조선 표상 연구를 통해, 전통적 문학 형식이 근대적 인식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어떻게 기능했는지 밝힌다. 이러한 접근은 중국/타이완 문학뿐 아니라 한국 한문학 분야에도 고전과 근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제시하여, 동아시아 근대문학사 연구의 지평을 확장할 것이다.

둘째, 타이완의 조선 인식 분석을 통한 사회 문화 연구

일제시기 타이완 문학에서 조선은 상상의 공간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조선이라는 공간의 성질 변화는 타이완인들의 인식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소설, 여행기, 한시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 본 연구는 문학에 드러난 타이완인의 조선에 대한 인식 변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식민지 경험을 공유한 두 지역 간의 복합적 관계를 규명할 것이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내 상호 인식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셋째, 조선 표상의 디지털 재현을 통한 디지털 인문학 연구

본 연구는 개인 데이터베이스 구축부터 분석, 디지털 재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적합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론적 창의성을 보여준다.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와 ‘가까이 읽기(close reading)’를 결합하여, 문언소설, 한시, 유기의 한국어 번역을 바탕으로 정밀한 내용 분석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패턴 분석을 균형 있게 수행한다. 또 선형적 읽기와 비선형적 읽기를 동시에 구현하여, 문학 작품에 담긴 장소, 감상, 대상, 감정 등의 요소로 해체하고, 이를 새로운 디지털 요소로 재조합, 재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 전시를 넘어선 새로운 디지털 읽기 방식을 모색함으로써 디지털 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 세 영역은 독립적으로 수행되면서도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여, 최종적으로는 일제시기 타이완-조선 관계의 복합적 양상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청말민초 시기 타이완과 한국의 근대를 연결하고, 21세기 현재의 관점에서 이를 재해석하는 시공간 초월적 시도이며, 번역과 디지털 재현이라는 두 축을 통해 20세기 초 타이완과 21세기 초 한국을 ‘잇는’ 작업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 인문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여는 동시에, 동아시아 문학사를 재구성하는 학술적, 방법론적 혁신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기대효과:

1) 학문적 기여도

첫째, 동아시아 근대문학 연구의 새로운 시각 제시
본 연구는 조선-타이완이라는 식민지 간의 상호 인식과 문화적 연계성을 조명함으로써 동아시아 문학사의 다층적 구조를 규명한다. 특히 전통 한문 형식으로 표현된 근대적 경험이라는 특수한 사례를 통해, 기존 연구에서 단절적으로 이해되던 고전과 근대의 관계를 연속성의 관점에서 재고찰한다. 이를 통해 일제시기 타이완 문학과 조선 인식의 관계는 물론, 동아시아 근대문학의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디지털 연구 방법의 한문 고전 연구에 적용 및 확장
텍스트 마이닝, GIS 기반 공간 분석, 시각화 기법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문언소설, 한시, 유기와 같은 전통적 문학 형식을 분석함으로써, 한문학 연구의 방법론적 혁신을 이끌어낸다. 본 연구에서 구축되는 디지털 유관 연구 성과물은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적 해석의 유기적 결합 모델을 제시하며, 향후 유사한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토대가 될 것이다.

(2) 사회적·교육적 기여도

첫째, 한국-타이완 간 역사적 관계 이해 증진
일제시기 타이완인의 조선 인식을 통해 두 지역 간의 역사적 연결성을 재발견함으로써, 현대 한국-타이완 관계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특히 양국이 공유했던 식민지 경험과 문화적 교류의 역사를 조명함으로써, 동아시아 내 국가 간 상호 이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디지털 인문학 교육 및 대중적 접근성 확대
연구 과정에서 개발된 디지털 방법론과 도구는 대학 및 대학원의 디지털 인문학, 한문학, 지역학 교육에 활용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연구 과정 중 대부분 오픈 액세스로 제공되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본 연구 방법을 학생이나 연구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융합 연구 성과의 사회적 확산과 교육적 활용도를 높일 것이다.

연구요약:

본 연구 “디지털로 재현하는 문학의 시공간 – 일제시기 타이완의 文言小說, 漢詩, 遊記에 드러난 조선 인식”은 일제시기(1895-1945) 타이완 문학에 나타난 조선 표상을 분석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재현하는 학제간 융합 연구이다. 특히 전통적 한문 형식으로 표현된 근대적 경험과 인식이라는 특수한 사례를 통해, 동아시아 근대문학사에서 고전과 근대의 관계를 재고찰하고자 한다.

연구는 1단계 개별 연구와 2단계 종합 연구로 구분된다. 1단계에서는 고전과 근대의 관계 규명에 집중하여 한학 소양을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한 리이타오(李逸濤)와 웨이칭더(魏清德)의 작품을 분석한다. 리이타오의 문언소설 「한국시승」과 「춘향전」(1906)은 전통적 문체로 상상의 조선을 그려낸 반면, 웨이칭더의 유기와 한시(1936)는 실제 조선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접적 인식을 담고 있어, 두 작가의 비교를 통해 조선 표상의 변화 양상을 포착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시야를 확장하여 일제시기 타이완 전반의 조선 인식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1895년부터 1945년까지의 다양한 매체에 나타난 조선 표상 자료를 수집하고 디지털화하여, 1924년 셰춘무(謝春木)의 조선여행기를 기점으로 한 인식 변화에 주목한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간접적 조선 인식 시기(1895-1924)와 직접적 조선 인식 시기(1924-1945)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전통적 문헌학적 접근과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을 결합한다. 문헌학적 접근을 통해 작품의 번역과 주석 작업을 수행하며, 디지털 방법론으로는 DocuSky, QGIS, Palladio, Markus 등을 활용하여 텍스트에 나타난 장소, 인물, 감정 표현 등을 마크업하고 시각화한다. 최종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타임라인, 여행 경로와 문학적 표상을 중첩 표시한 GIS 기반 지도, 주요 텍스트의 원문과 번역 데이터를 활용하여 디지털로 재현할 예정이다.

본 연구는 학문적으로 동아시아 근대문학사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디지털 연구 방법의 한문 고전 연구 적용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교육적으로는 한국-타이완 간 역사적 관계 이해를 증진하고, 디지털 인문학 교육 및 대중적 접근성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접근은 청말민초 시기 타이완과 한국의 근대를 연결하고, 21세기 현재의 관점에서 이를 재해석하는 시공간 초월적 시도로서, 디지털 시대 인문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열 것이다.

키워드:

일제시기, 타이완, 한문 고전 문학, 조선인식, 디지털 재현, 시공간

Japanese colonial period, Taiwan, Classical Chinese literature, Perception of Joseon, Digital representation, Tim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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