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란 / 전주대학교 / 가람일기로 본 고전시가 지식 네트워크 연구 – 디지털 인문학적 분석을 중심으로 – / 2026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 23,692 / 12개월 / 2026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연구목표
본 연구는 가람 이병기 전집(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 2024) 수록 가람일기 를 대상으로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을 활용하여 20세기 초 고전시가 분야의 지식 생산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데 목적을 둔다.
가람 이병기(1891~1968)는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 국어학자, 서지학자로서 근대 전환기 국학의 골격을 형성한 대표적 지식인이다. 1909년부터 1968년까지 60여 년에 걸쳐 집필된 가람일기는 당대 문단과 학계의 동향, 인적 네트워크의 실상, 문헌 유통의 구체적 경로를 보여주는 독보적 사료이다. 그동안 발췌·요약본(신구문화사편, 1976)에 의존했던 자료의 한계를 넘어, 전집 완간으로 60여 년의 기록 전체를 온전하게 조망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제 학계는 전집 완간으로 확보된 방대한 텍스트를 거시적이고 구조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지원자는 가람일기를 20세기 초 지식 생산 양상과 그 연결망을 증언하는 자료로 보고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을 적용해 이 과제에 응답하고자 한다.
가람의 국문학 연구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형성되었다. 그는 제도권 학자뿐만 아니라 서적 중개인, 기생, 악사, 지방 관리 등 다양한 계층과 교류하며 문헌을 수집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전문학을 연구했으며, 동시에 시조 창작에도 주력했다. 연구와 창작의 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가람의 학문적 성취와 문학적 실천을 분리하여 고찰해 왔기에, 이 두 영역이 상호작용하며 국문학이라는 학문 체계로 수렴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이에 지원자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과 사회연결망분석(SNA) 등을 통해 일기에 내재된 관계망을 가시화하고자 한다. 이는 가람의 활동과 업적이 다양한 주체들의 연결망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밝히는 과정이며, 고전문학 연구와 창작이 맺는 관계를 데이터로 입증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본 연구의 구체적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세기 초 국문학 지식 생산 네트워크를 파악한다. 일기 내 인물 및 문헌 정보를 검토하여 네트워크로 시각화함으로써, 제도권 학자뿐만 아니라 비제도권 인물들의 협업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람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문헌의 유통 경로, 교류 빈도와 중심성, 학문 공동체 형성 등의 특질을 밝혀내는 것이 1차 목표다.
둘째, 연구와 작품 창작의 상호작용을 규명한다. 가람의 연구 과정과 예술 창작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에 가람의 활동을 ‘연구 및 학문 형성’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놓고, 기록 속에 숨겨진 관계망을 그려냄으로써 고전의 재인식과 근대 학문 체계로의 수렴 과정을 살핀다. 이러한 작업은 근대 전환기 고시조의 전승과 변용, 그리고 단절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국문학 연구와 문학 실천이 맞물리는 제 양상을 검토하기 위함이다.
셋째, 디지털 인문학을 통한 고전문학 연구 방법론을 확장한다. 가람일기를 대상으로 연결망 분석 기법과 어휘 공기(共起. Co-occurrence) 분석, 텍스트 마이닝 등을 적용함으로써, 인문학 자료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했을 때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근대 국문학 형성의 실체를 온전히 살피기 위해서는 가람일기에 기록된 인적, 물적 교류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가람의 연구는 식민지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도 문헌과 현장,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며 독자적인 학문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사정에서 볼 때, 국문학 연구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가람의 일상을 데이터로 치환하여 당대 지식인 사회의 제 국면을 탐색하는 연구는 매우 긴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데이터를 통해 가람의 지식 생산 네트워크와 창작 활동의 특성을 밝히고 근대 국문학 연구사를 새롭게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대효과
학술적 차원의 기대효과
첫째, 근대 국문학 형성 과정의 재조명이다. 텍스트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방법론을 통해 텍스트 마이닝과 사회연결망분석을 수행함으로써, 향후 국문학 형성 과정을 재검토할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한다.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비제도권 인물들—서적 중개인, 악사, 필사자, 지방 관리 등—의 역할을 조명함으로써, 근대 지식 생산이 제도권 학자들의 독자적 성취가 아니라 협업의 산물임을 입증한다.
둘째, 연구와 창작의 유기적 관계 규명이다. 고전 연구와 현대 시조 창작 사이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데이터로 입증함으로써, 고전문학의 단절이 아닌 변용과 계승의 구체적 양상을 제시한다. 이는 근대 전환기 문학사 연구에서 고전의 근대적 재구성이라는 문제를 실증적으로 해명하는 성과가 된다.
셋째,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의 확장이다. 본 연구가 구축한 데이터 분석 모델은 가람일기를 넘어 다른 근대 지식인의 일기나 학술 기록에도 적용 가능한 방법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근대 기록 유산을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분석하는 표준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국문학 연구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학제간 연구의 활성화이다. 본 연구는 고전문학사, 출판문화사, 문헌학, 서지학 분야에 새로운 논점을 제공하며, 문학 연구와 데이터 과학의 융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연한다. 이는 인문학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사례가 될 것이다.
교육 및 사회적 차원의 기대효과
첫째, 교육 콘텐츠 개발이다. 본 연구가 산출할 인적 네트워크 시각화 자료와 시계열 변화 그래프는 고전문학 연구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복잡한 문헌의 전승 경로와 인물 관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은 난해한 고전문학 연구사를 학습자와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자료로 기능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인문학 교육 자료로의 활용이다. 본 연구의 분석 과정과 시각화 결과물은 고전문학 분야의 디지털 인문학 방법론 교육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네트워크 분석과 텍스트 마이닝을 실제 자료에 적용하는 구체적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고전문학 연구자들의 디지털 방법론 습득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공공 데이터 자산 구축이다. 연구 과정에서 산출되는 인물-문헌-기관 관계 데이터와 창작 시조 코퍼스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학계 및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후속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한다.
연구요약
가람일기는 국학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의 기록을 지니고 있다. 본 연구는 그중에서도 고전문학 연구와 창작 실천이 학술적·제도적 체계로 안착하는 과정을 고찰하기 위해, 그 핵심 추동력이었던 고전시가(시조)를 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그 이유는 지식 생산의 협력 네트워크를 입체적으로 밝히고, 연구와 창작이 통합된 메커니즘을 살피는 최적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다음의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한다.
첫째, 지식 네트워크와 문헌 유통 구조 분석이다. 첫 번째 핵심 과제는 가람일기에 나타난 인물, 문헌, 관계, 기관 간의 상호작용을 데이터화하여 네트워크 구조를 살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도권 학자뿐만 아니라 서적 중개인, 악사, 필사자 등 비제도권 인물들의 협업 실체를 드러내고, 문헌 유통 경로와 교류의 중심성을 파악한다. 예비 검토 결과 기존 문학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재야 지식인 및 현장 조력자들과의 접촉이 연구를 실질적으로 추동한 핵심 동력이었을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나아가 형성된 네트워크의 변화 양상을 시계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20세기 초 국문학 연구가 개인의 탐구를 넘어 협업적 지식 생산 체계로 이행하는 과정까지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은 국문학의 형성이 여러 관계망 속에서 점진적으로 구축되었음을 논증하는 작업이다.
둘째, 고전문학 연구와 창작의 상호작용 분석이다. 두 번째 과제는 이병기의 고전문학 연구와 창작 실천이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있다. 즉, 가람의 지식 네트워크가 어떠한 경로를 거쳐 국문학 연구와 시조 창작으로 치환되었는지를 살피는 단계다. 이를 위해 가람일기에 수록된 연구 및 창작 관련 기록을 데이터화하고,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고시조와 가람시조의 관계, 연구와 창작의 연계 분석, 문학사 인식과 국문학 연구 관점의 정립 등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연구 방법(데이터 설계 및 분석)
- 지식 네트워크 및 문헌 유통 구조 분석
▪ 자료 추출: 가람일기 내 인물-문헌교류-기관 관련 기록의 전수 조사 및 관계 데이터 추출
▪ 관계망 시각화: 가람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 모델 산출
▪ 구조적 특징 분석: 교류 빈도 및 관계 속성, 학문 분야별 클러스터 분석을 통한 역할 검토
▪ 학술적 의미: 인적 네트워크의 특징이 지식 및 학문 네트워크로 이행하는 과정 도출
일기에 기록된 교류 일시, 장소, 내용, 인물 정보를 분석 단위로 삼아 이를 구조화하고,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관계망을 시각화한다. 각 인물을 노드(Node)로, 문헌의 입수·대여·필사·교감·열람 등 연구 관련 행위를 엣지(Edge)로 설정한 후, 해당 행위의 빈도와 성격을 가중치로 반영해 가람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를 파악한다.
- 고전문학 연구와 창작의 상호작용 및 지식 생산 구조 분석
▪ 자료 추출 및 코퍼스 구축: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 후 각 데이터에 속성 정보를 부여하여 데이터 셋(기초 목록) 구축
▪ 시계열 텍스트 마이닝: 빈도와 출현시기 분석. 텍스트의 변화를 정량 수치로 객관화
▪ 상관 관계 분석: 어휘 공기(共起) 생성 및 의미 유사도 분석
▪ 학술적 의미 도출: 군집 및 의미망 해석. 가람의 연구와 창작의 관계 및 국문학사 인식 도출
일기 속 습작과 완성작을 시계열 데이터로 구축하여, 고시조의 관습적 어휘와 주제가 근대적 감각을 통해 어떻게 변용되었는지 분석한다. 창작 패턴의 규명은 고전 연구와의 상관성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 두 행위의 동시성을 정량 분석하기 위해, 가람이 일기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고전 텍스트를 ‘입력(Input)’으로, 같은 연도 혹은 또는 인접 시기에 이루어진 창작 텍스트를 ‘출력(Output)’으로 설정한다. 이후 고전 연구 텍스트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핵심 어휘군과 창작 텍스트의 어휘군 간의 공기 관계와 의미의 유사성을 분석함으로써, 고전 연구가 창작과 연계되는 양상을 살핀다. 동시에 가람의 문학사 인식이 시기별로 어떻게 구조화되었는지 시각화한다.
키워드
가람일기, 이병기, 디지털 인문학, 사회연결망분석, 텍스트 마이닝, 근대 국문학, 고전시가
Garam’s Diary, Lee Byeong-gi, Digital Humanities, Social Network Analysis, Text Mining, Modern Korean Literature, Classical Korean Poe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