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원 / 계명대학교 / 글로컬·AI 시대의 역사 갈등 관리를 위한 정책연구 / 2025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유정원 / 계명대학교 / 글로컬·AI 시대의 역사 갈등 관리를 위한 정책연구 / 1,228,500(천원) / 72개월 / 2025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연구목표: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 갈등은 단순한 과거사 해석의 차이를 넘어서,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그 양상과 패턴이 진화해 온 복합적 국제 현상이다. 우리 연구에서는 갈등이 크게 세 단계로 전개되었다고 본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정부 주도의 외교와 교육을 중심으로 한 갈등 시기로, 양국 정부 간의 항의와 외교 문서 교환, 교과서 검정 등 국가 간 채널을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 영토 분쟁 등 과거사 피해 문제가 표면화 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시민사회가 참여하면서 기억과 기념의 정치화가 이루어진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위안부 기념비 설치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역사적 기억을 둘러싼 공적 논쟁이 활발해지며, 국내 정치 및 사회 갈등과 결합하여 ‘글로컬’한 역사 갈등 양상이 심화되었다. 각국이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역사 해석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동시에 나타났다. 2013년 이후부터는 디지털 공간으로 갈등이 확대되면서, 네티즌, 유튜버, 게임 유저 등 비국가 행위자들이 주체로 등장해 SNS, 온라인 게임, 메타버스, AI 플랫폼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역사 갈등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알고리즘에 의한 ‘필터 버블’ 효과로 역사 인식의 양극화와 집단 감정의 격화가 나타나고,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존재까지 역사 갈등에 개입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예를 들어, AI 챗봇이 편향된 역사 인식을 재생산한 사례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독도 및 조선시대 문화유산에 관한 논쟁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갈등의 주체는 정부에서 시작해 시민과 사이버 공간, 기술적 존재 등으로 다변화되었으며, 갈등의 공간도 전통적 외교 및 교육에서 디지털 및 가상공간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역사 논쟁의 의제도 피해 사실에 대한 사과·보상 문제를 넘어 역사적 기억, 문화 정체성, 국가 이미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중 ‘문화 원조’ 논쟁이나 일본 국립공문서관 디지털 아카이브의 논란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 시대에 맞춰 역사 정보가 생산·유통·소비되는 방식과 그에 따른 갈등 메커니즘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갈등 구조의 다층적 특성을 분석하여, 현대 역사 교육이 새로운 갈등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역사 인식이 형성되는 매체와 경로의 다변화, 그리고 프로슈머와 호모 루덴스 같은 새로운 주체의 등장 등을 통해 전통적 연구 방법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복잡한 역사 갈등 메커니즘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우리 연구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과 동북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일 간 역사 갈등의 구조적 특성과 시대적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학문적 기여뿐만 아니라 정책적 실효성까지 갖춘 융합형 연구성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우선 정부의 역사 갈등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각국의 역사 교육 제도, 공식 기억 정책, 디지털 플랫폼 활용 양상에 대한 실증적 비교 분석을 통해 외교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책 기관이 객관적인 근거와 전략적 방향성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역사 갈등이 유네스코 등 국제무대에서 쟁점화되는 경우, 국가별 역사 인식 형성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은 실질적 정책 대응 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역사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여, 청년세대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역사 인식 개선에도 기여한다. 우리 연구는 유튜브, SNS, 메타버스 등에서 유통되는 비공식 역사 담론을 분석하여 역사 왜곡과 편향적 내러티브의 확산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세대를 대상으로 한 균형 잡힌 역사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집단 감정 격화와 역사 인식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실질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동북아 지역의 역사 화해 및 협력 기반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한다. 역사 갈등이 정치적 신뢰를 저해하고 지역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연구는 한중일 3국의 역사 인식 차이를 비교 이해하고 그 구조적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공함으로써, 동북아 지역공동체 형성 및 협력체제 구축에 필요한 이론적·실천적 토대를 마련한다.
이와 같이 우리 연구는 학술적 성과를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융합형 연구로서의 강점을 지닌다. 정책 연구, 네트워크 분석, 비교 연구 등의 방법론을 활용한 실증 기반 연구를 통해 생산된 국가별 역사 인식 모델은 학술 논문뿐 아니라 정책 보고서, 교육 자료 등으로 폭넓게 활용 가능하며, 정책 수요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높다. 외교부, 교육부, 한국국제교류재단, 동북아역사재단,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등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 성과의 확산과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나아가 연구 결과는 디지털 인포그래픽, 인터랙티브 웹페이지, 온라인 콘텐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으며, 생성형 AI 기반의 역사 인식 교육 시뮬레이션 등 실험적 확산 전략과의 연계도 가능하여,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실천적 연구 성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연구요약:

우리 연구는 디지털 시대 동아시아 역사 갈등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역사 인식 형성 과정을 이론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국가 단위 분석, 핵심 이슈 중심 연구, 행위자 중심 분석이라는 세 가지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국가 단위 분석은 한중일 각국의 역사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구조와 정부 주도의 역사 담론 전략을 분석하고, 국가 정체성과 역사 인식의 상호작용을 고찰한다. 각국의 역사 교육, 기념 정책, 디지털 플랫폼 대응 전략 등을 비교함으로써 국가주의 회귀 현상 속에서 역사 갈등의 양상을 파악한다.
핵심 이슈 중심 연구는 식민지배, 전쟁, 영토 분쟁, 문화 원조, 디지털 플랫폼 상의 역사 재현 등 주요 갈등 이슈를 중심으로 각국의 내러티브가 어떻게 충돌하고 교섭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온라인 게임, SNS, 메타버스 등의 공간에서 이들 이슈가 어떻게 재현·확산되는지를 살핀다.
행위자 중심 분석은 정부, 학계, 시민단체뿐 아니라 유튜버, 인플루언서, 온라인 커뮤니티, AI 챗봇 등 디지털 시대의 다양한 행위자들의 역할과 상호작용 방식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역사 인식 형성의 복합적, 다층적 구조를 파악하고, 프로슈머 및 호모 루덴스의 놀이적 재해석 행위도 분석 대상에 포함한다.
우리 연구는 단계별로 실증적 자료 수집과 이론화를 병행한다.
1단계에서는 국가별 역사 인식 형성 메커니즘 도출을 목표로 한다. 1차년도는 정부 정책, 교육 제도, 공식 기억 정책 등 제도 기반을 분석하고, 2차년도는 유튜브, SNS, 메타버스 등 디지털 플랫폼과 다양한 행위자들의 콘텐츠 생성 및 유통 방식을 분석한다. 3차년도에는 제도적·비제도적 요소 간의 상호작용, 행위자 네트워크, 갈등 확산 메커니즘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국가별 메커니즘 모델을 도출한다.
2단계에서는 국가 간 비교를 통해 각국의 역사 인식 형성 구조를 유형화하고, 갈등의 공통 원인과 차이를 이론화하며, 디지털 시대에 대응 가능한 역사 교육과 협력 전략을 제시한다.
우리 연구는 문헌 연구, 커리큘럼 비교, 담론 및 네트워크 분석, 온라인 민족지학, 인터뷰 등 복합적 방법론을 통해 역사 갈등의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키워드:

글로컬, AI, 역사인식, 디지털 역사 갈등, 국가주의, 기억정치, 디지털 행위자, 정체성,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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