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 “홍백화전” 이본의 매체 간 상호텍스트성과 서사적 변주 연구 / 2026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홍백화전> 이본 87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善本’ 선정과 ‘定本’ 확립이라는 관습적인 이본 연구 방법론에서 벗어나 이본 사이에 존재하는 서사적 간극과 충돌을 분석함으로써 각 이본을 수평적으로 고찰하고, 고착화된 작품의 정전성을 해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글, 한문, 국한문혼용이라는 표기언어의 다양한 면모, 판본 상태의 다양성, 이본 수의 방대함, 이본에 산재한 필사 후기와 평비, 서문, 판본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후일담의 요소, 회목의 차이 등 <홍백화전>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는 당대 향유층이 작품을 단순히 수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하여 적극적으로 향유, 확장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홍백화전> 각 이본의 향유적 측면의 변화를 추적하고 그 가치 발굴에 힘써 이를 통해 정전화된 서사의 권위를 해체하고자 한다. 더하여 미발굴된 방대한 이본군 조사를 통해 고전소설이 단순히 고정된 실체가 아닌 끊임없이 변모하고 생성되는 역동적 실체임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자료 토대 마련’, ‘논의 기반 마련’, ‘학술성과 제출‘이라는 세 단계로 나누어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1단계 자료 토대 마련 : <홍백화전> 87종의 서지적 특성을 정립한다. 이 과정에서 문헌적 친연성을 바탕으로 한 이본을 계열화한다. 이를 토대로 구축된 계열 중 작품의 향유의 내·외적 요소가 있는 주요 이본을 선정하여 2번째 작업인 번역 및 교감 작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규정하는 주요 이본은 낙질이 아니거나, 서문·필사기·평비·후일담·낙서 등 향유자의 흔적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2단계 논의 기반 마련 : 첫 번째 작업으로 <홍백화전> 및 이본 연구와 관련한 국내외 선행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탈구조주의 텍스트론과 정전 해체 담론을 기반으로 한 이론적 검토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한문·한글 필사본, 구활자본 등 매체별 전승 양상이 지니는 사회적 맥락을 고찰하는 비판적 시각을 갖춘다. 두 번째 작업으로는 1차년도 12월부터 12개월 동안 데이터셋 구축 작업을 진행한다. 주요 이본을 대상으로 외부 요소, 내부 요소를 분리한 후 각 요소에 해당하는 사항 등을 하위 요소로 구체화한다. 외부 요소에서는 문자, 서문, 필사 후기, 후일담, 낙서 등을 핵심 변수로 설정하고, 이러한 외적 요소가 정전화된 서사 구조에 어떠한 균열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의미망을 형성하는지 논리적 근거를 수립하는 데 주목한다. 내부 요소는 각 장면을 분절하고, 장면에 속한 평비 혹은 비점, 낙서 등 향유 양상을 그 하위 요소로 분리하여 작품 중 특정 장면의 향유 양상을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3단계 학술 성과 제출: 1~2단계를 통해 진행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홍백화전> 이본의 매체 간 상호텍스트성과 서사적 변주 연구”라는 논문을 완성하는 것이 3단계의 목표이다. 본 연구는 하나의 연구 과정에서 도출된 이본별 특이 서사와 향유 흔적을 정리하여 조선후기~근대 고전소설의 향유 양상을 새롭게 밝히는 한편, 고전 서사의 현대적 변용을 위한 기초 자료로 제안한다. 1~2단계를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를 공유하는 한편 작업 과정 또한 투명하게 공개하여 이 연구방법이 단순히 <홍백화전> 이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고전문학 작품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최근 10년간 개별 학술 성과가 보고되지 않아 연구 공백이 심화된 <홍백화전>을 대상으로, 87종이라는 방대한 이본의 전면적 검토를 시행함으로써 실증적 연구의 활력을 도모하고자 한다. 기존의 이본 연구가 특정 판본에 매몰된 기존 선본 중심 연구였다면, 이본 전체를 수평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고전소설 이본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특히, 매체 간 상호텍스트성이 텍스트의 생명력을 어떻게 지속시켰는지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데 주목한다. 이는 고전소설을 향유층의 욕망에 따라 끊임없이 재탄생하는 ‘열린 텍스트’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된다.
한편, <홍백화전> 이본 데이터셋은 향후 고전문학계의 서지적 기초 자료로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87종 이본의 정밀 대조 데이터는 향후 일반 대중과 연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홍백화전>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으로까지 구상하고 있다. 연구 과정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 아카이브를 개방하여 <홍백화전> 자료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고전소설 연구에 큰 효용을 주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도출된 ‘이본의 수평적 고찰’ 방법론을 타 고전서사 작품군으로 확장하여, 전승 양상이 복잡한 여타 고전소설 연구의 분석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 전통적인 연구방법론과 데이터 모델화라는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합치하여, 자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필사본과 구활자본 사이의 환류 과정을 심도 있고 추적하고, 향유 기록을 통해 당시 독자층의 관심사를 규명하는 융합 연구로까지 심화할 수 있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명확한 필사 시기를 확정하기 어려운 <홍백화전> 87종 이본들을 선형적인 계보가 아닌 ‘상호텍스트성’의 산물로 규정하고, 한문본의 애정전기의 전통과 한글본의 통속적 서사 지향이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아 형성한 다층적인 서사 층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특정 이본에 집중된 기존의 이본 연구 질서를 뛰어넘고, 각 이본의 변이 양상을 고전소설의 생명력으로 입증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정본 연구라는 고착화된 틀에서 벗어나, 고전소설을 시대와 향유층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재맥락화되는 ‘열린 텍스트’로 정립하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2장에서는 87종의 서지적 현황을 검토하고, 개별 이본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사적 분기점을 형성하였는지 정밀하게 분석한다. 3장에서는 매체에 따른 애정 결연 양상을 분석하며, 기존 논의에 힘입어 한문 필사본이 작품 속 소작품을 통해 결연 과정을 그렸다면, 한글 필사본과 구활자본은 심리 묘사의 세밀화, 통속적 갈등의 비대화를 통해 서사적 변주를 꾀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를 통해 <홍백화전> 이본은 ‘정전화하려는 권위’와 ‘탈주하려는 통속적 활력’사이의 긴장을 유지하는 군집임을 밝힌다. 4장에서는 필사후기, 평비, 논평, 서문 등에 향유 기록에 나타난 독자의 개입을 통해 텍스트 외부의 목소리가 정전 서사를 해체하는지 살피고, 내용적 변이를 통해 매체간 상호텍스트성의 고찰한다. 5장에서는 결국 이러한 외부 개입이 고전소설을 ‘열린 텍스트’로서 존재하게 하는 이유임을 밝히고, 당시 향유층의 인식 변화와 고전소설 향유의 능동성을 문학사적으로 규명한다. 마지막 6장에서는 선본 중심 연구에서 탈피한 본고의 이본 연구가 학술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정리하고, 이 연구 방법론이 타 고전소설 이본 연구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역설한다.
이 작업은 <홍백화전> 이본 87종을 대상으로 진행하기에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다만, 본 연구자는 다양한 소장처에서 발굴한 <홍백화전> 이본 리스트와 직접 촬영한 실물 자료들, 이미 데이터화 한 <홍백화전> 몇몇 이본들을 갖고 있기에 연구를 진행하는 데 적합하다. 신자료 발굴과 오픈소스를 통한 자료의 확산은 앞으로의 고전문학연구자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본 연구를 통해 해당 작업을 꾸준히 진행한다면 고전문학계에 큰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홍백화전>, 한국고전소설, 재자가인소설, 이본 연구, 문헌 중심 연구, 디지털인문학, 시맨틱데이터, 고전소설 향유
키워드
(영어 500자 이내)
, Classical Korean Fiction, ‘Jaejagayin-soseol’, Study of Variant Texts, Philological Research, Digital Humanities, Semantic Data, Consumption and Enjoyment of Classical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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