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요약문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빈민 즉 가난한 이들은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언제나 존재 해왔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1960년대를 하나의 분기점으로 잡을 수 있다. 1960년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도시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빈민 집단이 대규모로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는 옛말처럼, 가난한 이들의 존재는 인류의 역사상 불가피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도시화와 함께 빈민의 삶의 조건들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들을 기존의 빈자들과 구분해서 도시빈민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도심에서의 빈곤의 증거는 무엇보다 주거의 빈곤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도시빈민의 존재는 도시개발의 역사와 밀접하게 얽혀서 형성되고 변화됐다.
문제는 개발의 과정에서 도시빈민이 차츰 타자화되고 배제되며 축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도시에서 빈민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현실은 주거복지 제도의 실패로 이어진다. 다만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 실패가 어디까지나 정부의 정책 탓일 뿐일까. 우리는 지금도 도시빈민에 대해 몇 가지 파편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조금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청계천 판자촌, 드라마 ‘달동네’에서 유래한 달동네라는 표현, 합동재개발 시절의 철거 반대 운동, 2000년대로 넘어와서는 전국철거민연합의 시끄럽고 과격한 시위, 노후화 된 영구임대 아파트, 혹은 쪽방촌이나 노숙자 같은 것들이다. 동시에 이러한 도시빈민을 대중 다수와는 거리가 있는 존재로만 여기고 있다. 그리고 도시빈민의 이미지는 늘 항상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 1960-70년대만 해도 온정적이고 동정적이나마 우리의 이웃으로 수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미지가 어쩌다가 지금의 차별적이고 배제적인 형태로 변해갔는가.
이미지는 실재하는 빈민의 존재와 관련은 있으나 그 자체는 아니다. 그렇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는 실재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우리가 분단 정부 수립 이후 소위 국가 형성기의 여러 가지 문제를 살펴볼 때, 흔히들 지식인 그룹을 중심으로 하여 인식의 수준이나 한계를 따져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특히 사회복지 정책의 수립과 실행에는 이미지가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한다. 요컨대 도시빈민이나 주거 문제에 대한 인식은 결국 도시개발의 과정에서 주거 정책, 주거복지 제도의 형성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서 도시빈민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변화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히 변화 그 자체보다는 어떤 요인들이 바탕이 되어서 변화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함께 규명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1960년대와 70년대의 폭증하는 도시 문제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대응을 살피고, 그 과정에서 빈민의 개념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 개념이 1980년대에는 어떻게 바뀌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1970년대까지 박정희 정권하에서는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도시빈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고 일정 부분 묵인해 왔다. 그러나 1980년대는 본격적인 재개발 시대에 돌입하면서 도시빈민과 정부가 곳곳에서 정면충돌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독재 청산과 민주 정부 수립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거두고, 경제적으로도 고도로 발달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 도시빈민이 호명되는 양상을 살펴본다. 이렇게 도시빈민의 이미지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추적해 냄으로써 도시빈민의 실재 양태와 무관하게 도시빈민의 이미지가 형성되어 이용되어 왔으며, 한국 주거 복지의 빈곤한 현실을 낳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이 연구를 통해서 일차적으로는 도시빈민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변화했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주거복지의 실패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사회복지의 역사를 살펴보면 정부 수립 직후의 월남 이주민이나 전쟁 난민에 대한 구호 제공, 즉 자선의 단계에서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한 국가에 소속된 개개인의 보편적인 행복의 증진을 목표로 하는 데까지 그 대상과 범주가 확대되어 왔다. 다만 주거복지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정책이 현실을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주거복지란 모든 구성원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대도시는 주거복지 정책을 실현하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정책의 수행에 있어서 제도가 먼저인가, 인식의 개선이 먼저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학자들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양자가 매우 밀접한 불가분의 관계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빈민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의 변화를 살피는 작업은 향후 주거복지 정책의 수행을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서 도시빈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고, 보편적 주거 권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연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물론 연구자 각자의 개인적 관심과 열정도 있겠지만, 전인류적 차원에서는 역사를 통해서 배우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주거복지 정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결국 도시빈민의 이미지 변화에 대해서 살피는 작업은, 주거복지 정책이 실패를 거듭해 왔던 역사적 흐름을 함께 살피는 일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 이 연구는 학제간 통합 연구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기존에 도시빈민에 대한 연구는 도시정책사나 도시개발사라는 측면, 과거 군사독재 정부가 어떻게 시민들의 일상을 지배했는가 라는 정치사 측면, 혹은 빈민운동사적 시각에서 접근되어 왔다. 모든 접근이 다 중요하고 의미가 있긴 하지만 정부의 제도와 정책을 다루는 시각과 운동사적 시각이 결코 만나지 않았고, 그 사이에서 도시빈민의 존재는 충분히 해명되기보다는 오히려 파편화 되었다.
수집된 자료 목록이나 키워드 같은 데이터베이스는 어떤 방향으로든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산출된 작업 결과물이 정책사와 운동사가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인식은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고, 이는 정책을 세우고 수행하는 지식인 공무원 집단이나 빈민과 연대하는 활동가, 운동 세력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된 영역이기 때문이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도시빈민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가를 살피기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대중적으로 읽힌 신문과 잡지 기사, 그리고 그밖의 자료들을 통해서 각 시대별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일차적으로 텍스트 자체의 분석에 있어서는 지식인의 인식을 살피는 기존의 방법론을 일부 차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지식인의 인식과 대중의 인식의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특정 순간의 세부적 묘사보다 변화의 흐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연구 수행 목표를 감안했을 때, 흐름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추정된다. 또한 자료를 살펴보면 당대에도 언론인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르포나 특집 기사들이 적지 않게 발견되므로 약간의 보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키워드를 통한 양적 접근은 거시적인 흐름을 포착해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기존에 지식인의 인식이나 도시빈민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가 특정 시기나 사건, 지역이나 단체에 국한되었던 까닭은 한 편의 연구에서 다룰 수 있는 범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한 시기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횡적 접근 대신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고 다양하게 종적인 변화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키워드 분석의 방법으로는 기존에 웹 DB 분석을 위한 다양한 툴이 나와 있으나 여기에 시간의 흐름이라는 요소가 부각될 수 있도록 추후에 적절한 수정을 거쳐서 이 연구를 위한 도구로 동원할 예정이다. 연구의 1차 단계로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서 DB화 하고 각 자료별 키워드를 추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로는 추출된 대표적 키워드를 이번에는 다시 시대순으로 정리해서 변화상을 추적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각 키워드의 연관관계를 분석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키워드 정리만으로 역사학 연구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변화에 대한 해석일 것이다. 각 키워드의 연관관계가 확인되면, 변화의 시기 도시개발이나 도시빈빈와 연관시켜서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를테면 기존 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대표적인 표현이 ‘달동네’이다. 달동네는 1980년에 방영된 도시빈민의 삶의 애환을 그린 인기 드라마였다. 달을 보고 사는 산동네란 뜻으로 사용된 이 표현은 이후 빈민 주거지를 명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달동네’ 키워드의 사례는 다소 돌발적이고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 하나로 전체를 규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다양한 변화상을 포괄적으로 포착해 나간다면 어떠한 배경에서 이미지가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이렇게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여 도시빈민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연구하는 것은 한국의 도시개발 정책과 도시빈민의 관계를 살피는 작업인 동시에, 그 과정에서 주거복지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빈민에 대한 대상화와 배제, 그리고 공간의 격리를 정당화하기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빈민, 도시빈민, 빈곤, 영세민, 근대화, 재개발, 판자촌, 불량주택, 불우이웃, 주거복지, 도시개발, 복지제도, 중산층, 아파트, 빈민운동, 키워드 분석, 디지털 역사학
키워드
(영어 500자 이내)
Urban Poor; Poverty, Modernization, Slums, Housing Welfare, Social Security System, Urban Development, Anti-poverty Movement, Keyword Analysis, Digital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