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정 / 무기(avyākata)의 인식론적 구조에 관한 문헌학적 연구: MN72 “악기왓차곳따 경”을 중심으로 / 2026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니까야의 무기(無記, avyākata)를 통해 드러난 언어 한계에 대한 인식을 문헌학적으로 검토하고, 그 작동 방식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MN72(『악기왓차곳따 경』, Aggivacchagotta Sutta)을 중심으로, MN63(『출라말룽끼야뿟따 경』, Cūḷa-Māluṅkyaputta Sutta) 등을 참고하여 붓다의 침묵이 형이상학 질문의 언어 전제를 해체하는 도구로 기능함을 밝힌다.
무기 관련 연구는 크게 두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실천론적 해석은 무기를 수행 전환으로, 철학적 해석은 언어와 실재의 불일치를 드러내는 장치로 이해한다. 이 연구들은 무기의 교리적 의미와 철학적 함의를 규명하는 데 기여하지만, 문헌 내에서 무기가 ‘어떻게’ 작동한다는 방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무기의 작동 구조를 탐구한다. 핵심은 MN72에서 “꺼진 불이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갔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na upeti)”고 한 붓다의 답에 있다. 이 답이 단순히 “알 수 없다”는 의미라면, 왜 무기와 관련된 질문들이 모두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가? 본 연구는 이 질문들이 공통적으로 (1) 지속성을 지닌 인식 주체 (2) 인식 대상의 범주, (3) 분별의 인식 행위 구조를 전제하며, 붓다의 침묵은 바로 이 전제들이 이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na upeti)’을 드러낸다고 분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첫째, MN72를 중심으로 MN63 등의 텍스트를 분석하여 무기로 이끄는 질문의 패턴을 추출한다. 둘째, 이 구조가 연기·무아 사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밝힌다. 셋째, paññatti를 중심으로 니까야에서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고찰한다. 이를 통해 무기가 언어 범주의 적용 조건을 검토하는 인식론적 장치로 기능함을 제시한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첫째, 니까야의 무기 구조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기존 연구가 무기의 철학적·교리적 의미(what)를 다루었다면, 본 연구는 문헌 자체에서 무기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how)하는지 분석한다. 이는 불교 문헌학에 구조 분석을 적용한 시도이며, 향후 유사한 문헌 연구의 방법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둘째, 니까야 개념 연구에 기여한다. paññatti가 단순한 명명이 아니라 실재와 언어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는 인식론적 개념임을 구조적으로 밝힘으로써, 초기불교 인식론 연구의 토대를 확장한다. 특히 paññatti가 vohāra(관습적 표현)와 paramattha(궁극적 차원)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매개하는지 제시한다.
셋째, 전통적인 근거리 독해(close reading)가 텍스트의 내용(what)을 분석한다면, 디지털 인문학의 원거리 독해(distant reading)는 그 작동 방식(how)을 거시적 패턴에서 포착한다. 본 연구는 이 두 방법을 결합한 해석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초기불교 개념 연구의 방법론적 지평을 넓히고 향후 학파 간 해석 비교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다.
넷째, 본 연구는 인공지능의 정보이론과 불교 문헌의 구조적 대응을 다룬 본 연구자의 선행 연구에 실린 이론적 논의를 문헌학적으로 심화한다. 선행 연구에서 무기의 인식론적 함의를 이론 및 프레임 차원에서 제시했다면, 본 연구는 그 논의가 실제 텍스트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전 분석을 통해 확립한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언어는 일반적으로 의미를 담는 투명한 그릇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붓다는 무기라는 인식론적 장치를 통해 언어가 실재를 있는 그대로(yathābhūta) 전달하지 못함을 드러낸다.
본 연구의 목적은 MN72를 중심으로, 무기가 형이상학 질문의 언어 전제를 해체하는 방식을 문헌학적·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붓다의 침묵이 단순 거부가 아닌, 언어의 한계를 드러내는 인식론적 작업임을 밝히고자 한다.
기존 연구는 무기의 교리적·철학적 의미(what)를 규명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무기가 텍스트 내에서 ‘어떻게(how)’ 작동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차원은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 간극을 다음의 세 방향에서 보완한다.
첫째, 텍스트에서 무기 작동의 언어적 메커니즘을 추출하기 위해 근거리 독해(close reading)와 원거리 독해(distant reading) 양자를 모두 이용하여 해석한다. 전자가 텍스트의 내용(what)을 정밀하게 분석한다면, 후자는 코퍼스 전반에서 무기 관련 정형구의 분포 패턴(how)을 거시적으로 포착한다. 특히 ‘na upeti(적용되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단순 거부가 아니라 범주의 적용 조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음을 지시하는 인식론적 표현임을 밝힌다.
둘째, 텍스트 분석을 통해 무기가 인식론적 해체와 실천론적 전환이라는 두 차원에서 동시 작동함을 분석하고, 이 두 해석이 대립이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에 있음을 규명한다.
셋째, paññatti 등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니까야의 무기 관련 개념을 재고찰하여, paññatti가 단순한 명명이 아니라 vohāra(관습적 표현)와 paramattha(궁극적 차원)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는 인식론적 개념임을 밝히고, 형이상학 질문들이 paññatti를 궁극적 실재로 오인하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함을 제시한다.
이 세 방향의 분석을 종합하여, 무기가 세 층위(三事)로 이루어진 인식 구조를 해체하는 장치임을 제시한다. 그 구조는 (1) 인식 주체의 지속성 전제, 그리고 (2) 인식 대상의 개념적 범주 및 (3) 인식 행위인 분별의 보편 적용이 가능하다는 전제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Digital Pāli Reader, Sutta Central 등 디지털 코퍼스를 활용한 핵심 용어의 용례 분석, MN72을 중심으로 하여 MN63 등 관련 경전의 대화 구조 패턴 분석, 무기 관련 핵심 개념의 관계망 도식화를 적용한다.
본 연구는 이론·프레임 차원에서 무기를 다룬 본 연구자의 선행 연구 논의를 문헌학적으로 심화한다. 이를 통해 무기가 표상 체계의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가리키는 인식론적 장치임을 논증한다.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아비야까따, 무기(無記), 빤냐띠, 빠빤짜, 연기, 무아, 삼중인식구조
키워드
(영어 500자 이내)
avyākata, Buddha’s silence, paññatti, papañca, dependent origination, non-self, triadic epistemological 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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