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인지언어학의 핵심 명제인 “은유는 사고를 구조화한다”(Lakoff & Johnson, 1980)에 대해, 기존의 어떤 ‘은유가 사용되는가(What)’ 수준의 탐구를 넘어 ‘은유가 사고를 어떻게 조형하는가(How)’에 답하는 경험적 기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념적 은유 이론(CMT)이 수립된 이후 40여 년간 정치(Charteris-Black, 2004), 건강(Semino, 2008), 경제(Kövecses, 2010) 등 다양한 담론 영역에서 은유의 유형과 분포를 밝히는 성과가 축적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은유적 매핑이 도입된 후 후속 추론의 방향이 실제로 어떻게 제약되고 확장되는지, 그 미시적 과정을 대화 맥락에서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은유의 인지적 효과에 관한 선행 연구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Thibodeau와 Boroditsky(2011)의 실험적 접근은 은유적 프레이밍이 추론과 판단에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었으나 사전-사후 설계에 의존하여 조형의 ‘순간’과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편, Cameron(2003)의 담론 역학 접근은 은유의 대화적 전개를 기술하였으나 인지적 조형 메커니즘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본 연구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두 가지 구체적 목표를 설정한다. 첫째,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생성하는 은유적 표현의 인지언어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의 은유 체계와 비교함으로써, 비체화 시스템이 생성하는 은유의 ‘체화 프로파일(embodiment profile)’을 도출한다(연구 1). 구체적으로, MIPVU를 통해 식별된 은유를Grady(1997)의 1차적 은유 이론에 기반하여 체화 수준별로 분류하고, 인간 코퍼스와의 비교를 통해 LLM 은유의 체화적 특성을 규명한다. 둘째, 인간-LLM 대화에서 은유가 도입되고 채택되며 후속 추론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되, 특히 은유적 매핑 도입 후 인간의 사고 방향이 변화하는 미시적 순간, 본 연구가 제안하는 용어로 ‘조형 순간(shaping moment)‘을 경험적으로 포착하고 유형화한다(연구 2). 조형 순간은 어휘적 채택, 추론적 확장, 정교화, 저항 및 대안 제시, 은유적 잔향의 다섯 유형으로 분류하며, 준실험적 대화 설계를 통해 서로 다른 은유 체계가 인간의 후속 추론 방향에 체계적 차이를 만드는지를 비교 관찰한다.
인간-AI 대화를 연구 장소로 선택하는 것은 방법론적 이유에 기반한다. 인간-인간 대화에서는 (a) 은유적 구조의 조형력, (b) 공유된 체화적 기반에 의한 독립적 추론, (c) 사회적 조율이라는 세 요인이 혼재하여 은유 자체의 인지적 효과를 분리하기 어렵다. 반면, LLM은 직접적 신체 경험 없이 텍스트의 통계적 패턴으로부터 은유를 생성하는 체계이므로, 인간-AI 대화에서는 요인 (b)와 (c)가 구조적으로 부재하거나 상당 부분 축소되어, 은유적 구조 자체의 조형력(요인 (a))을 보다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방법론적으로 유리한 자연적 조건이 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CMT의 핵심 주장에 대한 경험적 심화, 체화된 인지 이론의 설명 범위에 대한 시사점 도출, 그리고 인간-AI 대화를 인지언어학적 연구의 새로운 장소(site)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학술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구분된다. 학술적으로, 첫째, 본 연구는 인지언어학의 핵심 주장(“은유는 사고를 구조화한다“)에 대한 경험적 심화에 기여한다. 기존의 은유 연구가 ‘어떤 은유가 사용되는가(What)’에 집중해 온 반면, 본 연구는 ‘은유가 사고를 어떻게 조형하는가(How)’라는 질문에 경험적으로 답함으로써 CMT의 핵심 전제에 대한 미시적 증거를 제공한다.
특히, 본 연구가 제안하는 ‘조형 순간(shaping moment)’이라는 분석 단위와 그 유형 분류 체계(어휘적 채택, 추론적 확장, 정교화, 저항 및 대안 제시, 은유적 잔향)는, 은유의 인지적 효과를 실시간 대화 맥락에서 미시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적 도구를 제공한다. 이는 은유 연구에서 What 수준의 분석을 How 수준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는 구체적 분석 틀이 될 것이다. 둘째, 체화된 인지 이론의 설명 범위에 대한 경험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연구 1에서 도출되는 LLM의 체화 프로파일은, 직접적 신체 경험 없이 텍스트로부터 학습한 체계가 어떤 특성의 은유를 생성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체화된 인지 이론에 새로운 경험적 시험대를 제공한다. LLM이 인간과 유사한 체화 프로파일을 보이는 경우에는 텍스트를 통한 체화적 은유 구조의 간접적 계승 가능성을 시사하고, 현저히 다른 경우에도 조형 효과가 관찰된다면 기호적 구조의 독립적 조형력이라는 새로운 이론적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처럼 연구 1의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나오든 연구 2와의 통합적 논의는 이론적으로 유의미한 함의를 산출하며, 이는 본 연구 설계의 강건함을 뒷받침한다. 셋째, 인간-AI 대화를 인지언어학적 연구의 새로운 장소(site)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인지언어학의 연구 영역 확장에 기여한다.
본 연구는 인간-AI 대화가 단지 응용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기호와 사고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론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연구 장소임을 논증하고 실증한다. 사회적으로, AI와의 대화가 일상화되는 시대에 본 연구는 다음의 실천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AI 리터러시(AI Literacy) 교육에 있어 AI의 언어가 사용자의 인지적 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인식의 확산에 기여한다. 둘째, AI 대화 시스템 설계에 있어 은유적 프레이밍의 인지적 영향을 고려한 책임 있는 언어 설계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 나아가, 후속 연구에서는 ‘기호적 조형(Semiotic Shaping)’ 개념의 체계적 이론화, 환유·프레이밍·범주화 등 비유적 언어 유형의 확장, 양방향적 은유 역학의 종단적 탐구를 추진한다. 아울러 인지과학·언어철학·HCI 분야와의 학제적 대화를 통해, 기호와 사고의 관계에 대한 경험적·이론적 탐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의 제목은 “은유는 어떻게 사고에 도착하는가: 인간-AI 대화에서 비유적 언어의 인지적 조형 경로 탐색”이며, 연구 기간은 2026년 9월부터 2028년 8월까지 2년이다. 연구 목적은 개념적 은유 이론(CMT)의 핵심 주장인 “은유는 사고를 구조화한다”의 구체적 메커니즘(How)을, 인간-AI 대화라는 방법론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경험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인간-인간 대화에서는 은유적 구조의 조형력, 공유된 체화적 기반에 의한 독립적 추론, 사회적 조율이라는 세 요인이 혼재하여 은유 자체의 인지적 효과를 분리하기 어려운 반면, 인간-AI 대화에서는 직접적 신체 경험의 공유와 사회적 조율이 구조적으로 축소되어 은유적 구조 자체의 조형력을 보다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연구 내용은 두 가지 하위 연구로 구성된다. 연구 1(LLM 생성 은유의 인지언어학적 프로파일링)에서는 다양한 주제 영역(4~6개)에 대해 2개 이상의 LLM이 생성한 텍스트에서 은유적 표현을 수집하고, MIPVU(Steen et al., 2010)를 통해 식별한 후, 근원 영역-목표 영역 매핑 분석, Grady(1997)의 1차적 은유 이론에 기반한 체화 수준 분류(1차적 은유, 복합 은유, 문화적·추상적 은유), 관습성-참신성 분석을 수행하여, 인간 코퍼스와의 비교를 통해 LLM 은유의 ‘체화 프로파일’을 도출한다. 연구 2(인간-AI 대화에서 은유의 인지적 조형 경로 추적)에서는 한국어 모어 화자 성인 20~30명을 대상으로 준실험적 대화 설계를 채택하여, 동일 주제에 대해 AI가 사용하는 지배적 은유를 조건별로 달리한(예: 건축 은유 조건vs. 항해 은유 조건) 대화를 수집한다. 은유적 매핑 도입 후 인간의 사고 방향이 변화하는 ‘조형 순간(shaping moment)’을 미시적으로 추적하며, 조형 순간은 어휘적 채택, 추론적 확장, 정교화, 저항 및 대안 제시, 은유적 잔향의 다섯 유형으로 분류한다. 연구 방법은 코퍼스 기반 은유 분석(연구 1)과 준실험적 대화 분석(연구 2)을 결합하는 복합 연구 설계이며, MIPVU, 질적 담론 분석, 양적 패턴 분석을 혼합 적용한다. 코더 간 신뢰도 검증(Cohen’s Kappa) 및 IRB 승인을 통해 분석의 엄밀성과 윤리적 적절성을 확보하고, 두 연구의 결과를 통합하여 은유의 인지적 조형력이 체화적 기반에 의존하는지 혹은 기호적 구조 자체의 힘에 의한 것인지를 탐색적으로 논의한다.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은유, 인지적 조형, 인간-AI 대화, 대규모 언어모델, 체화된 인지, 조형 순간
키워드
(영어 500자 이내)
metaphor, cognitive shaping, human-AI dialogue, large language model, embodied cognition, shaping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