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 / 서울여자대학교 / 울리포와 우연 연구: 주사위 던지기에서 생성형 인공지능까지, 울리포의 창작이 우연과 맺는 관계에 대한 고찰 / 2026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 25,939 / 24개월

황윤주 / 서울여자대학교 / 울리포와 우연 연구: 주사위 던지기에서 생성형 인공지능까지, 울리포의 창작이 우연과 맺는 관계에 대한 고찰 / 2026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 25,939 / 24개월 / 2026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접수과제정보
접수번호2026008503
연구요약문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울리포의 제약 글쓰기를 우연의 문학사에 위치시켜, 아직도 남아있는 문학성 결여의 오해를 풀고, 울리포의 유희성을 철학적으로 해명한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이 우연과 글쓰기의 관계를 통시적으로 말라르메의 시 『주사위 던지기는 결코 우연을 폐기하지 못한다』부터 오늘날 생성형 AI를 통한 창작까지 확장하여, 창작 활동의 핵심이 우연의 조건화임을 논증한다.

  1. 울리포는 창립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진정성이 결여된 언어 유희”라는 의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이며, 주네트의 “울리포주의는 룰렛과 같은 우연의 놀이다”라는 비판은 그 의심을 가장 선명하게 집약한다. 그러나 본 연구가 묻는 핵심은 울리포가 우연을 단순히 제거하려 했는가가 아니라, 우연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가공하며 배치했는가이다. 바로 그 우연성이야말로 울리포의 미학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규칙”과 “우연”이 개입되는 글쓰기에서 저자의 주체성, 의미, 책임이 어디에 놓이는가라는 의심을 정면으로 다루기 위해, 그 의심을 낳는 핵심 범주인 ‘우연성’ 자체를 재사유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2. 우연이라는 철학적, 미학적 개념을 통해 프랑스 문학의 역사를 관통하여 본다. 최근 프랑스에서 출간된 연구서 『우연: 문학, 예술, 과학, 철학(Le hasard: Littérature, arts, sciences, philosophie)』는 문학사 전반에서 우연의 문제가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지 조망하고 있는데, 본 연구는 우선 이 연구서에 기대어 출발하도록 한다. 특히 말라르메의 『주사위 던지기는 결코 우연을 폐기하지 못한다』가 우연을 단순히 급작스러운 운명의 장난에 해당하는 특이한 사건이 아니라 사유와 형식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전면화했다면, 울리포는 그 문제의식을 한층 더 급진적으로 계승한다. 본 연구는 이 계보 속에서 우연 개념의 변이와 확장을 정리하고, 울리포의 제약을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우연의 의식적 배치로 읽어내려 한다.
  3. 한걸음 더 나아가 이를 확률과 통계에 기반한 AI 글쓰기에 대한 사유에 결합시킨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텍스트 생산을 대규모로 자동화하면서 “AI가 만든 문장은 문학인가”, “확률론에 기반하여 조합된 텍스트의 의미와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문학 담론의 중심으로 복귀했다. 장-마리 셰퍼(Jean-Marie Schaeffer)가 요약하듯 ‘알고리즘은 오직 순수한 확률 계산에 따라 단어를 고를 뿐’이라는 비판은, 규칙과 확률이 개입되는 글쓰기는 ‘진정한 의식의 표현’이 아니라는 의심을 되풀이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비판의 구조가 울리포를 향한 오래된 공격과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는 사실이며, 바로 여기서 울리포는 AI 앞의 문학이라는 동시대적 화두를 사유하기 위한 적합한 출발점이 된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4. 학문적으로 울리포의 현대적 가치와 의의를 규명한다. 울리포를 둘러싼 부정적 수용은 결국 규칙과 우연이 개입되는 글쓰기에서 저자의 주체성과 책임이 어디에 놓이는가라는 의심에서 비롯한다. 본 연구는 우연 개념의 문학사적 계보 속에 울리포를 위치시키고, 주네트식 비판이 겨눈 ‘우연성’이 역설적으로 울리포의 작동원리임을 논증한다. 또한 AI와 울리포를 연결하려는 관심이 존재함에도 학술적 작업은 드문 편이어서, 국내는 물론 프랑스어권 담론에서도 의미 있는 기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5. 페렉의 기계문학에 관한 연구의 공백을 채우고, 문학성이 결여된 과도한 실험문학이라는 편견에 맞선다. 『Die Machine』이 보여주는 것은 확률적 예측이 아니라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시를 해체 및 재배열하며 가능한 형태들을 연속적으로 생성하는 장치이고, 이는 “한 편의 시가 또 다른 시들을 낳는” 구조로서 현대 생성형 AI와도 공명하는 선구적 사례가 된다. 『L’Augmentation』 역시 규칙 기반 생성이, 작품의 주제인 임금인사을 요청할 때 생겨나는 불안이라는 정서와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인생 사용법』의 엘리베이터 기계실 장면은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와 장치가 표면의 서사를 떠받친다는 점에서, 제약과 알고리즘적 글쓰기가 저자성의 잔여를 어떻게 보존하는지 보여주는 교두보가 된다.
  6. 과목 개발로 연결된다. AI 글쓰기 수업을 단순히 겉핥기가 아니라 프랑스 현대문학, 비평, 철학을 아우르며 “우연과 제약”이라는 축으로 설계할 수 있다. 학생들이 기술 사용법을 넘어서 AI를 활용한 글쓰기의 조건과 책임을 깊이 고찰하는 창작과 토론 중심 수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7. 생성형 AI 논의에 인문학이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보다 정확히 제시한다. AI 논쟁이 저작권, 표절, 진정성 문제로만 수렴되기 쉬운 상황에서, 본 연구는 “설계와 위임의 결정”이라는 관점으로 창작의 핵심을 재구성한다. 그 결과 AI 텍스트를 일괄적으로 배척하거나 찬양하는 이분법을 넘어, 무엇을 인간이 담당하고 무엇을 기술에 위임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이때 울리포는 이미 20세기부터 우연과 규칙의 결합, 우연이 여는 새로운 가능성을 집요하게 실험해 왔다는 점에서, AI사용에도 울림을 줄 수 있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본 연구는 울리포의 제약 글쓰기와 오늘날 AI 글쓰기 논란을 연결해, 우연을 어떻게 다루는가라는 질문을 문학 이론과 AI 창작 문제의 핵심으로 다시 세운다.
    연구의 결실은 크게 두 가지 논문으로 구체화 될 것이다. 먼저 “울리포와 우연”이라는 논문은 울리포에 여전히 남아있는 오해를 해체하는 데서 출발한다. 주네트의 “룰렛” 비난을 단순히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비난이 전제하는 문학관 자체를 드러내면서, 울리포의 제약을 작가의 주체성을 소거하는 장치가 아니라 창작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위치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읽어낸다. 말라르메 이후 우연이 문학에서 사건이 아니라 사유와 형식의 조건으로 전면화되어 왔다는 계보를 정리하고, 울리포가 우연을 “맹목적 혼돈”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재료”로 전환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특히 페렉이 예술의 정수라고 부른 클리나멘, 곧 제약을 통해 자동적으로 형성한 목록 가운데 노이즈를 집어넣는 방식이 우연을 재조직하고 주체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강화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조르주 페렉과 기계문학의 꿈”으로 이름붙여질 논문은 스스로를 텍스트 생산 기계로 자처했던 페렉이 기계와 컴퓨터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문학적 사유의 동반자로 삼아 글쓰기의 조건 자체를 재구성했던 과정을 해명한다. 『Die Machine』의 구조화의 강박과 『L’Augmentation』의 사고 흐름을 드러내고 소진하려는 기획을 통해, ‘기계처럼 사고하기’가 문학적 방법으로 전환되는 방식을 분석하고, 아카이브(archive)의 꿈, 데이터 저장소, 노동력 절감, 여러겹으로 중첩되는 소설의 구상까지 연결해 “거대한 텍스트 덩어리를 다루고 조합하기 위한 조건으로서의 기계”를 조명한다. 결론에서는 페렉에게서 기계를 생각한다는 일이 단지 기술 수용이 아니라, 텍스트를 구상하는 보편원리, 혹은 일종의 문학 작품의 ‘추상’에 닿기 위한 인식론적 전략이었음을 밝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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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 울리포, 인공지능, 페렉, 말라르메, 르 텔리에
    키워드
    (영어 500자 이내)
    Chance, Oulipo, AI, Perec, Mallarmé, Le Tel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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